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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게이트⓽, 국회 앞에 ‘둥지’ 마련했던 ‘옵티머스 로비’ 사무실

 

태양광사업을 하는 코스닥 상장사 SFC의 정지수 전 대표가 옵티머스 자산운용사와 공동으로 300억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펀드 조성을 추진하면서 바로 국회 맞은편 건물에 협력회사를 설립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협력회사 사내이사였던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강모씨가 공기업인 서부전력에 줄대기를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가 무자본 M&A를 통해 해덕파워웨이 경영권을 가로챈 후 2019년 모회사인 화성기업 유상증자를 시도할 당시에도 정 전 대표의 장인과 부인 이름이 사용됐음에도 검찰은 김재현 대표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내리고 더 이상의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28일 경기신문 특별취재팀과 열린공감TV 취재진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7년 12월말 옵티머스 자산운용사와 SFC는 공동으로 300억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펀드를 만들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SFC는 신재생 에너지사업을 위해 2018년 8월 국회 맞은편 건물에 협력회사 중흥을 만들고 정 전 대표의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이자 SFC 사외이사인 회계사 박모씨를 대표이사,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강모씨를 사내이사로 영입했다.

 

정 전 대표 밑에서 일했던 직원 A씨는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는 강씨를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처럼 보였고 서부전력직원들도 강씨를 ‘형님’처럼 따랐다”면서 “강씨가 SFC사무실에 와서 주고 간 명함은 B국회의원 특보라고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정 전 대표는 로비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SFC 소유의 제네시스 차량도 중흥에 제공했다”면서 “정대표는 서부전력으로부터 중흥이 신재생 에너지 사업 파트너로 선정되면 옵티머스 펀드를 통해 돈을 빼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언론과 검찰은 김재현 대표가 옵티머스 펀드의 운영을 주도한 것처럼 몰고 가지만 실제로는 정 전대표가 뒤에서 김씨를 움직인 것 같았다”며 “실제로 사석에서 정씨가 ‘옵티머스는 내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옵티머스 펀드의 운영을 주도한 사람은 정 전 대표였다’라는 A씨의 증언에 부합하는 다수의 정황증거가 드러났다.

 

 

먼저 경기신문 특별취재팀이 입수한 4000여 개의 녹취파일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7년 11월 22일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가 금감원 직원과 자본확충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SFC 정 전대표의 이름이 등장한다.

 

금감원 직원 : 내일 질권을 행사하면 바로 (양호 회장으로)대주주 변경이 되는 거잖아요. 대주주변경이 됨과 동시에 바로 사후승인신청이 가능할까요?.

김재현 : 네 네.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금감원직원 : 알겠습니다. 어쨌든 나중에 정지수씨와 SFC는 나중에 또 (대주주)승인을 받아야 하는 거죠?

김재현 : 네 맞습니다. 승인을 받는데 최소영업자본 미달이 제일 큰 문제니까 감자와 동시에 양호 회장님이 20억을 투자하기로 했고 만약 다른 투자가가 있으면 10억 원으로 줄이려고 했는데 그냥 20억 원으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필요하면 정지수씨와 SFC가 그 지분을 사가는 것도 되니까 일단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그렇게 진행하려 합니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사가 최소영업자본 미달로 면허가 취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양호 회장이 20억 원을 출자하고 그 지분의 50%(10억원)를 정지수씨가 인수하는 방안이 금감원에까지 보고된 것이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극의 출발점부터 양회장과 정씨가 50대 50으로 지분을 나누고 김재현씨가 이들의 대리인 역할을 하기로 약속이 돼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화인 셈이다.

 

정씨는 김재현 대표가 과거 한화종금에 근무하던 시절 직장 1년 선배기도 하다. 또한 김 대표가 이혁진 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옵티머스 주식 지분의 절반을 2017년 6월 6억 원에 인수하려 할 때 그 대금을 직접 빌려주기도 했다.

 

양호 회장을 잘 아는 건설업체 대표 송모씨는 “양회장이 옵티머스에 있을 때 몇 번 만났는데 출자금 20억 원을 다른 사람 돈인 것처럼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자금 동원보다는 박근혜 정권 시절 구여권 인맥들을 활용해 검찰과 법원, 금감원에 로비를 담당했고 자금은 정씨가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씨는 2017년 11월까지 옵티머스의 잠재적 대주주로만 이름이 오르내리다 12월 적기시정조치 유예과정에서 ‘전주’로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가 최소영업자본 미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SFC 정지수 대표가 20억 원을 출자하는 조건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2017년 12월 20일 금융위는 이를 받아들여 적기시정조치 유예결정을 내린다.

 

이처럼 옵티머스사를 위기에서 구해낸 정 전 대표는 이후 옵티머스 펀드 운영에 더욱 깊숙이 개입을 시작한다. 2017년 12월 28일 옵티머스사와 SFC는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300억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다.

 

 

이후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는 태양광사업을 위해 충남 금산에 대규모(3만㎡)로 토지를 사들이는 작업에 착수하고 정 전 대표는 국회 맞은편에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을 위해 협력회사 중흥을 설립한다.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2018년 8월 7일 중흥이 법인설립등기를 마치고 두 달 후인 10월 28일 SFC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또다시 300억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펀드 조성 사실을 발표했다.

 

옵티머스의 ‘전주’로서 정씨의 존재감은 2017년말 수백억대 서초 아트 자이 분양 사기 사건에서도 드러난다. 당시 코람코 자산 신탁으로부터 서초아트 자이 상가 1층의 매수를 시도했던 투자자들은 정씨와 만남을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정씨가 2017년 11월쯤 상가 매수에 필요한 잔금을 대주겠다며 자신이 운영하는 자산운용사로 오라고 했어요. 다른 일행 2명과 함께 그곳에 찾아갔는데 옵티머스 사무실이었어요. 정씨는 신한캐피털을 통해 110억 원을 대출해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분을 60%나 요구해서 거절했더니 밤 11시에 사무실까지 찾아와서 압박을 했습니다. 코람코도 정씨 말을 따르지 않으면 계약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하고 할 수 없이 정씨가 요구하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쓸 수밖에 없었지요.”(투자자 전모씨)

 

“정씨가 처음 만났을 때 한 말이 자기는 코스닥 상장사 대표고 자산운용사 옵티머스의 부사장이라고 했어요. 또 일본에서 큰 돈이 들어와 저축은행을 만들 것이고 자기가 저축은행장이 된다고 했어요. 정말 돈이 많은 사람이구나 했는데 알고 보니 상가 건물을 통째로 혼자서 먹으면서 돈세탁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투자자 손모씨)

 

 

정씨는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가 무자본 M&A를 통해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의 대주주인 화성산업에 대해 한국거래소에서 2019년 11월 무렵 경영개선명령을 내렸을 때도 이름이 등장한다. 김 대표가 3차례에 걸쳐 150억 원의 유상증자계획을 거래소에 제출하면서 유상증자 1,2순위자로 정 대표의 장인과 부인이름을 제출한 것이다.

 

정씨는 이에 대해 “김재현 대표가 재무건전성 강화 지시를 받고 증자에 참여해달라고 했는데 나는 상장사 대표라 자격이 안 되고 장인과 와이프에게 부탁해보겠다고 했는데 김대표가 이름을 집어넣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인과 부인이 김대표를 본적도 없고 증자에 동의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이름만 알려줬는데 김대표가 임의로 유상증자 명단에 포함시켰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김대표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6억 원을 빌려줬을 뿐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옵티머스 부사장으로 불렸다는 얘기가 있지만 월급을 받은 것도 아니고 외부에서 콘텐츠투자 관련해서 자문을 해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SFC 신재생에너지 협력업체인 중흥의 박대표도 “회사를 설립할 당시 옵티머스는 이름을 들어보지도 못했고 SFC 홍성공장 부지에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시도하려다 SFC가 상장폐지되면서 사업계획이 실패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SFC와 서부전력을 연결해준 로비스트로 지목된 강씨 역시 “옵티머스는 이름도 듣지 못했고 사무실에 가본적도 없고 박대표 소개로 1~2번 정도 정대표를 만나 사업을 논의했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옵티머스와 300억대 신재생에너지 홍보를 한 SFC가 정작 공기업인 서부전력을 상대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옵티머스를 거론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정씨가 옵티머스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단지 가족들 이름만 불러 줬을 뿐인데도 김대표가 거래소에 제출하는 유상증자 계획에 임의로 정씨 가족들을 끼워 넣었다는 대목 역시 의문이다. 

 

하지만 옵티머스 펀드 사기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이 같은 숱한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정씨를 참고인으로 한차례 불러 소환조사 했을 뿐 추가 조사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씨는 “검찰에서는 화성산업 유상증자 1,2 순위자 명단에 장인과 와이프가 어떻게 들어갔는지를 주로 물어봤고 김대표의 부탁으로 ‘이름만 알려준 것’이라고 했더니 ‘알았다’며 더 이상의 질문은 없었다”라고 했다.

 

 

정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1조 5000억 원의 옵티머스 펀드 사기극 배후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지난해 7월 김재현 대표를 구속한 후 단 한발도 나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 밑에서 일을 했던 한 직원은 “SFC와 빌리, 크로바하이텍 등 정씨가 거쳐 간 코스닥 상장사들은 배임이나 횡령사고에 휘말려 모두 상장이 폐지되거나 폐지될 위기에 내몰려 소액주주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었는데도 정씨는 단 한 번도 사법처리 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정씨가 박근혜정권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관과 어울려 술을 먹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고 2018년 말 빌리에 대한 검찰수사 때는 압수수색 정보를 빼내 하루 전에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