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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총림(叢林) 쌍계사 방장스님 고산대종사 입적... 27일 영결식 거행

23일 오전 세수 88세, 법납 74년으로 원적에 들어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총림(叢林) 쌍계사의 가장 어른 스님인, 쌍계총림 방장 고산대종사(杲山大宗師)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10시 경내 도원암 앞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 거행됐다.

 

조계종 제29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고인은 지난 23일 오전 8시46분 세수 88세, 법납 74년으로 쌍계사 방장실에서 원적에 들었다. 1933년 경남 울주군에서 태어나 13세에 출가했으며, 법명은 혜원(慧元), 법호는 고산이다.

 

당일 조계종 총무원과 쌍계총림은 “고산당 혜원 대종사가 오전 8시쯤 세연을 다해 쌍계사에서 원적했다”면서, “‘봄이 오니 만상이 약동하고/가을이 오니 거두어 다음을 기약하네/내 평생 인사(人事)가 꿈만 같은데/오늘 아침 거두어 고향으로 돌아가네’라는 임종게(臨終偈)로 마지막 가르침을 전했다”고 밝혔다.

 

빈소의 위패에는 ‘先(선) 傳佛心印(전불심인), 恩法師(은법사), 扶宗樹敎(부종수교), 杲山堂(고산당) 慧元(혜원) 大宗師(대종사) 覺靈(각령)’이라 적혔다.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은 “큰스님께서 조계사 주지로 계실 때 모시고 산 인연이 있는데, 그 시절 염불을 배우기도 했다. 선교율을 겸하신 어른이시기에 후학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전하셨다”고 회고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후학들에게 많은 지도를 해 주신 큰 어른 스님이셨다. 속히 사바세계로 돌아오셔서 광도중생(廣度衆生)하시길 기원한다”고 발원했다.

 

종정예하 진제스님은 “고산대종사는 선(禪)과 경(經), 율(律)을 두루 익히시고, 수행뿐만 아니라 총무원장으로 종단의 혼란을 수습하신 행정력을 겸비한 선지식으로 후학들의 귀감이었다”면서 “사부대중이 그 뜻을 이어 받아 수행 정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계행이 청정하고 학문이 수승하며,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 대쪽같은 기상과 정신을 지닌 우리 시대의 선지식이었다”면서 “수행정진을 잘하셔서 섬진강과 지리산의 장엄하고 화려한 꽃을 따라 마지막 길을 가시는 것 같다”고 원적을 추도했다.

 

 

고산혜원대종사는 13세가 되던 해에 머리를 깎고 득도, 행자생활 3년 만인 1948년 3월 부산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고, 다시 8년 뒤 바로 비구계를 받았으며 범어사, 해인사, 직지사, 청암사 선원 등에서 정진했다.

 

1961년에는 직지사에서 당대 최고 강백으로 꼽히던 고봉스님으로부터 전강(傳講)을 받고 청암사·범어사 등의 강원에서 후학을 제접(提接)했다. 또한 기도와 정진을 쉬지 않고 오로지 경과 율을 연구, 경율론(經律論) 삼장을 습득하는 등 동산스님, 석암스님으로 이어지는 율맥을 이어받은 율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1972년 임자년, 석암율사로부터 전계(傳戒)를 받아 쌍계사의 전계사가 됐다.

 

특히 동래포교당과 조계사·은해사·쌍계사 등에서 주지를 지내던 1975년 어느 날, 쌍계사가 폐사 직전에 이르렀다는 얘기를 듣게 된 스님은 홀로 중창 불사의 뜻을 세우고 묵묵히 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어렵게 돈을 구해 재목을 사들이고, 1000여 집의 시주를 받아 본사와 국사암 중창에 나선 지 30여 년. 그렇게 쌍계사는 완전한 새 가람을 이룰 수 있었다.

 

‘지리산의 무쇠소’라 불린 스님은 사찰의 창건에도 힘을 기울였고, 불교의 대중화와 포교에도 애를 썼다. 부천 석왕사, 부산 혜원정사, 연화도의 련화사와 보덕암 등 사암을 설립했는가 하면, 후학 양성을 위해 고산장학회를 창설·운영하는 등 수행자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귀감이 됐다. 또 조계사 불교합창단을 만들어 불교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단장으로 진행된 고산스님 영결식은 명종(鳴鐘) 5타로 시작됐으며, 삼귀의에 이어 동주스님과 선훈스님의 영결법요, 문도대표의 헌다 헌향으로 큰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대종사의 수행이력을 전하는 행장소개에 이어 고산스님의 육성법문을 들으며 추도 입정하는 시간도 마련됐으며, 사홍서원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스님의 법구는 영결식 후 고산대종사가 생전에 아꼈던 쌍계사 차시배지, 콩밭, 꽃길, 목암마을 등을 거쳐 쌍계사 연화대로 이운, 다비식이 엄수됐다.
 

고산대종사 49재 추모 일정은 ▲초재 3월 29일(음력 2.17) 쌍계사 ▲2재 4월 5일(음 2.24) 쌍계사 ▲3재 4월 12일(음 3.1) 부천 석왕사 ▲4재 4월 19일(음 3.8) 부산 혜원정사 ▲5재 4월 26일(음 3.15) 쌍계사 ▲6재 5월 3일(음 3.22) 통영 연화사 ▲7재(49재) 5월 10일(음 3.29) 쌍계사 등으로 예정돼 있다.

 

한편, 고산대종사의 아버지는 해주오씨이고, 어머니는 밀양박씨인데, 꿈에 어떤 스님으로부터 구슬 한 개를 받은 뒤 임신을 하게 됐고, 1933년 계유년 12월 9일 스님이 태어났다고 한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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