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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달려 접종 돕는 의학도…방역 일손 부족 메꾸는 봉사자들

6개국어 하는 파키스탄 출신은 외국인 역학조사·자가격리 도와

의학도인 윤성태(30)씨는 매일 자택인 서울시 서초구에서 2시간가량 광역버스를 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가 있는 인천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의과대학원 입학을 앞둔 윤씨는 이곳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진을 옆에서 지원하고, 외국인 접종자들이 있을 때는 통역사 역할도 한다.

 

미국에서 생명과학 학부 과정을 마친 윤씨는 지난해 12월 귀국했고, 지난달 인천시 서구 선별진료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달 1일부터는 접종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자택 주변 선별진료소나 접종센터에는 자원봉사자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보고 집과 멀리 떨어진 인천을 봉사활동 장소로 정했다.

 

의학지식이 있고 영어가 유창한 윤씨의 자원봉사는 일손이 부족한 방역 당국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윤씨를 만난 지난 8일 오전에도 한국어를 못하는 미국 출신 83세 남성이 그의 통역으로 무사히 접종을 받았다.

 

그는 이상 반응 여부를 관찰하고 의학지식으로 증상을 설명해 접종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그는 올해 8월 대학원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곳에서 계속해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윤씨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의사인 그의 아버지 윤석주(66)씨와 간호대 학생인 남동생 윤영태(18)씨도 함께 봉사활동에 나섰다.

 

윤씨는 "아버지는 교육을 마친 뒤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예진을 담당하시고 동생은 시험이나 강의가 없는 날에 접종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봉사활동이지만 오히려 많은 것을 현장에서 배우며 앞으로 한국의 백신 개발이나 보건 제도 개선 등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하루 4∼5시간 인천시 서구 선별진료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파키스탄 출신 귀화자 칸 사자드(36)씨도 방역 당국에 큰 힘을 주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운 덕에 파키스탄어, 인도어, 네팔어, 방글라데시어, 영어, 한국어 등 6개 국어를 하는 칸씨는 특히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방역 당국이 전수 검사를 할 때 통역을 담당했다.

 

그는 확진자의 접촉자 등으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하는 외국인들에게 자국어로 방역수칙을 안내하고 격리 생활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내에서 휴대전화 수출 사업을 하면서 공장에서 기술자로도 일하는 그는 2008년 한국에 왔고, 2016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4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딸을 낳고 가정을 꾸렸다.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2월부터 꾸준히 방역 관련 봉사활동을 해왔다는 그는 유창한 한국어로 "우리 동네를 내가 안 지키면 누가 지키겠냐"며 "지금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11일 "한국어나 영어를 못하는 외국인의 사전 역학조사 등을 할 때 칸씨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며 "각계각층의 자원봉사자들이 부족한 일손을 많이 메꿔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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