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간은 그 자체로 중요한 교육과정이자 하나의 교과서, 또 텍스트다. 학생들은 학교공간을 경험하는 과정으로 공통 생활방식, 공간이 내포하는 학교 문화를 두루 익힌다. 더불어 모든 학교는 삶의 현장이다. 배움을 포함한 여러 가지 사건들과 다양한 인간관계가 어우러지는 또 하나의 사회와 같다.
■ 미래교육 앞당길 키워드, 학교 공간
이러한 관점에서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공간에 주목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미래교육의 가치와 비전을 바탕으로 미래형 학습환경을 구축하는 교육공동체가 주도적으로 경기미래학교 공간혁신 사업을 시작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9년 학교공간혁신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미래교육에 대응하는 다양하고 유연한 학교공간의 필요성에 대해 분석했다. 이어 2020년엔 학교별 사용자 참여 설계를 활성화해 교육과정과 연계한 미래학교를 구현하고자 학교단위별 사업 추진을 시작했다. 올해엔 더 나아가 노후화된 7개 학교에 대한 전면 개축을 진행중이며 2024년까지 완료 예정이다. 107개 학교에 대해서는 영역단위 공간 재구조화를 시행한다.
특히 지난해 창궐한 코로나19 확산은 공간혁신 사업의 가장 분명한 이유가 됐다.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위한 서비스, 학생들을 관리 평가하고 소통하기 위한 플랫폼, 각종 콘텐츠와 자료들을 제공하고 학습하는 온라인 채널 등은 1년 새 꼭 필요한 요소들이 되어버렸다. 모두 공간혁신 사업의 일환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0월 각 교육지원청에 공간혁신 사업 공모를 알리고 신청학교의 사업신청서와 현지확인 점검표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지난해 12월 중 선정심의위원회를 거쳐 사업 대상학교를 선정해 발표했고, 올해 1월 사업비 배정과 담당자 연수를 거쳤다. 이후 학교공간을 직접 이용하는 이들이 참여해 설계하는 공간혁신 사업의 취지를 살려 학교별 참여설계팀을 구축하고, 신청 학교들은 현재 공간수업, 동아리 활동, 디자인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참여 학교들은 이번 사업을 추진하며 미래교육의 변화를 실현하는 학교 공간 조성, 학생 중심·학습 중심 학교공간 조성으로 교육공동체 만족도 재고, 학교와 지역 간 경계를 허무는 학교공간 확대 등 효과를 확신하고 있다.
■ 학생 등 학교 사용자가 공간 기획, 제안, 설계 직접 참여
특히 이번 공간혁신 사업에선 모든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공간을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주도성을 발휘하는데 중점을 뒀다. 학교 지원 사업을 넘어 학생들의 교육과정의 하나로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학교공간을 재구성하고 혁신시키는 작업을 학생 주도 교육으로 연계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용자 참여 설계’ 과정의 의미는 매우 크다. 사용자 참여 설계란 건축 전문가의 관점만이 아니라 학교공간을 직접 사용하는 학생, 교사, 학부모 및 지역 주민 등이 학교 공간 구성 기획과 제안, 설계까지 직접 참여해 학교공간을 만든다는 의미다. 이러한 접근은 민주시민 역량을 강화하고, 다양한 주체가 함께 학생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것에서 교육적 함의를 가질 수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단순히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새로 바꿔주는 사업이 아닌,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및 지역사회가 다함께 참여해 경기미래교육의 비전과 가치에 맞는 학교공간을 만들어가는 사업”이라며 “학생 중심의 창의적인 융복합 프로젝트로 많은 학교가 다양하고 유연한 공간으로 재구조될 것”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