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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엄마손꾸러미' 배말랭이·농축액

[人SIGHT 코로나19, 희망은 있다]
김명수 엄마손꾸러미영농조합·신성농산 대표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안성시 보개면에 위치한 영농조합법인 ‘엄마손꾸러미영농조합’은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귀농인들이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농산물들로 농축액과 컬러배말랭이 등을 개발했고, 최근에는 미국과 베트남에 수출 계약까지 일궈내며 쑥쑥 성장하고 있다. 조합과 신성농산(오색꽃농장)을 이끌고 있는 김명수 대표를 만나, 경쟁력 있는 공동브랜드를 키워낸 비결을 물었다.

 

Q. 농업인으로 가공시설을 갖추거나 자체 브랜드를 홍보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안성시 농업기술센터의 귀농창업지원과정 교육 동기이자 귀농인 5명이서 모여 시작했다. 가공시설을 가진 분을 영입해 지난 2년간 OEM으로 생산해가며 ‘자연그대로배어듦’ 브랜드를 만들었고,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해본 다음 지난해 1월에 공장 문을 열었다.

우리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3년간 많이 움직였다. 청년도, 시니어도 아닌 귀농인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은 많지 않았고, 박람회에 참가하거나 농식품 공모전에 나가서 상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이름이 알려지면서 방송 등에 많이 나가게 됐다.

 

사람들이 조합을 먼저 찾게 만든 동력은 빼어난 기술력, 경기도지사가 인정하는 G마크 인증을 받아낸 제품 품질이었다. 비트, 치자, 시금치의 영양과 색깔을 담은 ‘컬러 배말랭이’의 경우 특허를 내 농림축산식품부의 우수기술인증확인서를 받았다.

 

Q. ‘컬러 푸드’를 잇따라 개발했다. 원래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았나.

원래 쌍용자동차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커피 로스팅 회사를 차렸는데, 들이는 시간에 비해 납품 단가가 턱없이 낮은 걸 보고 귀농해서 내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발효현미 공장을 맡게 됐는데, 당시 많이 재배하던 품종인 보리가 거뭇거뭇하니 색을 입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강황쌀을 개발했다. 클로렐라, 시금치, 비트 등을 입힌 컬러 쌀에 대한 기술을 갖게 됐다.

 

단순히 화려한 색깔뿐만 아니라 ‘파이토케미칼’을 입힌 컬러 배말랭이는 아이들과 여성을 위한 간식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차로 우리고 또는 탄산수로 청량음료를 만들 수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도라지, 생강 등을 넣어 호흡기에 좋기로 소문난 배 농축액도 조합의 대표 상품이다. 해당 제품은 베트남의 한 식품 회사와 5만불 규모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최고의 농축액 명인이라고 생각하는 이사님이 계시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Q. 자연그대로배어듦 농축액이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무엇이라고 보나.

물, 설탕, 방부제, 보존료를 전혀 넣지 않았고, 기본적으로 경기도에서 생산하는 배를 가지고 만든다. 농축한 뒤 중탕하고도 또 8시간을 우려내므로 맛이 무척 깊고 진한데, 다른 곳에서는 생산성 때문에라도 이렇게 만들 수가 없다. 우리 제품이 타사와 비교해 다소 비싼 편이지만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김 대표는 농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생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학교급식에만 전념한 농가의 경우,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는 등 납품이 어려워지면 살아남기가 어렵다. 다른 판로를 충분히 찾아두어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다.

 

올해 엄마손꾸러미영농조합은 미국, 베트남에 이어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KOTRA, aT 등의 해외인증지원사업을 통해 국제규격 취득을 진행하고 각종 화상 상담회에 참가한다. 김 대표는 “한류로 K-FOOD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당도가 높은 우리나라 과일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코로나19로 해외 온라인 시장 역시 뜨고 있다”고 설명했다.

 

Q. 앞으로 조합이 어떻게 발전해나가기를 바라는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리 조합원들이 3년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추진해왔던 일들이 이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는 공장을 임차해서 쓰고 있는데 자가 공장을 짓고, 뚜렷하게 판로를 개척해나가고자 한다. 앞으로 우리 조합원들이 평생 먹고 살 수 있고, 2세대까지 이어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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