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피로도가 가중되자 야권의 '플랜B', 즉 대안 후보들에게 점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김세연 전 국민의힘 의원이 그들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동연 전 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은 현 정부에서 관직을 지냈음에도 여권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제2의 윤석열’로 주목받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여권으로부터 출마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했다. 그러나 야권 대선주자 제안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고향인 충북 음성군에서 열린 ‘2021 반기문 아카데미’ 강연에서는 “미래 화두는 철 지난 진영도 이념도 흑백논리도 아니다. 중요한 건 민생이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9일 “김 전 부총리에 대한 당내 기대가 분명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권영세 의원은 “김 전 부총리 등이 경제면에서 지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원전 감사’를 이끌면서 여권의 집중 공세를 받아냈던 최재형 감사원장도 구체적 움직임은 없지만 잠재적 대선주자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면 최 원장 등 여권 인사까지도 함께 해 정권을 탈환해야 한다”고 최 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유한국당을 해체돼야 할 ‘좀비정당’으로 규정해 강한 인상을 남긴 김세연 전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1970년대생인 그는 기본소득과 관련해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온라인 설전을 벌이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반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이 무산될 때를 대비한 '플랜B'도 염두에 뒀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상상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플랜B니 그런 얘기를 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달 중순께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별의 순간을 잡았으면, 별의 순간을 어떻게 잘 전개할 것인지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기 때문에 뭐라고 단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