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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투자라지만 결국 지가 상승과 차익 노린 땅쪼개기와 무엇이 다른가”

공장을 물류창고로 바꾼다는 마스턴투자운용…용인시 남사면 주민들은 걱정에 불가 목소리
고용창출과 기업윤리 없이 이뤄지는 금융자본 투자는 땅 투기와 다를 것 없다는 비판 나와

 

“남사면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은 하나 둘 떠나가는데 생각지도 않은 물류창고와 화물차가 밀고 들어오겠다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서 40년을 살아왔던 A씨는 최근 금호전기 용인공장 부지가 대규모 부동산투자운용회사에 의해 물류창고로의 변경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자조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물류창고라면 화물차로 인한 교통난부터 떠올리는 A씨는 넓게 펼쳐진 농지 건너편 금호전기 건물을 보면서 물류창고가 생긴다면 아예 고향을 떠나 타 지역으로의 이주도 고려하고 있고, 동네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는 물류창고는 절대 안 된다고 토로했다.

 

현재 가동을 멈춘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봉무리의 금호전기 공장 입구는 농사용 차량 통행을 위한 좁은 통행길과 넓은 논이 펼쳐져있다.

 

마스턴자산운용이 용인에서 여섯번째 물류창고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공장 부지는 용인과 화성, 오산을 잇는 경기동로 인근의 농가가 사용하는 차량들이 통행하는 봉무로 인근에 위치했다.

 

14일 공장은 멈춰있고 농번기도 도래하지 않아 금호전기 공장 앞 봉무로는 경운기 등 농사차량들과 인근 일부 공장 차량들이 가끔 오갈뿐이었지만 화성시와 오산시, 안성으로 향하는 경기동로는 양방향 모두 대형 화물차량이 길게 늘어졌다.

 

경기동남부 대표 교통정체구역으로 악명이 높은 경기동로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좁은 차선에 비해 과도한 통행량으로 주민 불편이 끊이지 않는 곳이고, 지난 1992년 농어촌도로로 개설돼 지금까지 농로로 활용된 봉무로는 벌써부터 피해를 우려한 농민들은 물론 인근 상인들도 물류창고 소식에 결사 반대의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고용인원이 많고 기숙사도 있는 공장은 소비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만 물류창고의 경우 고용창출도 낮고 이동이 많아 지역에서 소비활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남사면 봉무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물류창고를 환영할 업종은 부동산 투자컨설팅업체가 유일할 것”이라며 “화물차를 세워둘 곳도 없어 물류창고 종사자들이 이곳 식당들을 이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환 용인시의회 의원은 “유대 깊은 지역사회를 형성해왔던 남사면이 교통의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정작 물류창고로 인한 피해만 깊어지고 있다”며 “고용창출과 주민 피해를 감안하면 물류창고 보다 차라리 공장이 입주하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자본을 활용한 투자라고 마스턴투자운용은 설명하지만 결국 단순히 땅을 매입해 지가 상승에 대한 차익을 얻는 것 아니냐. 마스턴투자운용이 진행한다는 투자활동라는 것이 땅 투기 방법 중 하나로 이익을 얻는 ‘토지쪼개기’와 무엇이 다른 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신경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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