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역 최고령 선수 김영진입니다.”
경기도청 육상팀 김영진 선수는 ‘최고령 선수’라 자신을 소개했다.
1983년생인 그는 남자 장거리 간판스타로 3000m 장애물, 5000m, 1만 m, 하프마라톤, 풀코스 마라톤에서 최강자의 위치에 있는 선수다.
여자 선수들이 주축인 경기도청 육상팀 소속 유일한 남자 선수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영진 선수는 “개인적으로는 훈련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먼저 생각하면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부족한 훈련량은 스스로 채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선수에 비해 운동을 늦게 시작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체육대회에서 장거리 1000m를 뛰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체육선생님이 육상을 권유하셨다”면서 “당시 대학을 체육 관련 학과로 진학하고 싶었다. 모든 운동의 기본종목인 육상을 하게 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어쩌다 보니 계속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운동에 관심이 많았고 좋아했다. 그렇지만 선수까지 할 재능이란 생각은 없었다. ‘동네에서 좀 뛰는 애’라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늦게 시작했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화려했다. 그는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대회 출전을 많이 못해 3000m 장애물 우승만 했지만, 2019년에는 수원시에서 열린 경기하프마라톤 우승과 군산 풀코스 마라톤 우승, 전국체전 4연패 등을 달성했다”며 경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왕좌의 자리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부담감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터. 이에 대해 김 선수는 “평소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전에도 1등을 했고, 작년에도 1등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조건 1등’이라고 되뇐다. 밖으로 표출은 하지 않는 편”이라 답했다.
이어 “속으로 이번 시합에서 못할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남들이 보는 시선에서는 운동을 잘하든 못하든 1등을 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감은 있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전했다.
노장 선수임에도 여전히 최고의 위치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김영진 선수는 자신의 강점에 대해 부상 관리를 꼽았다. 실외경기인 육상에서 부상 관리는 실력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는 “부상관리를 잘해 꾸준히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나의 장점이다. 또한 남들보다 지구력이 좋은 것 같다”며 “장거리는 페이스를 꾸준하게 버텨야 하는 종목이다. 남들보다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욕심내지 않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 좋은 기회와 결과가 올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3일 제49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를 시작으로 3개의 육상대회가 예정된 만큼 6월은 김영진 선수에게 중요한 달이다. 육상의 경우 1년 성적이 동계훈련 성과에 큰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인해 동계훈련에 차질이 있었던 경기도청 육상팀이지만 김영진 선수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선수는 “동계훈련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전부터 훈련을 꾸준히 해왔고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은 되지만 잘 달릴 자신은 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또한 “노장 선수이다 보니 매번 시합을 나갈 때마다 어린 후배들과 경쟁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된다. 하지만 계속 1등을 했고, 출전할 때마다 목표한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에도 크게 무리가 없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이미 선수로서 많은 업적을 쌓아온 김영진 선수이지만 그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명확했다.
그는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 계획하지는 않았다.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내가 뛰었던 종목에서 1초라도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기록경기이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내다보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 기대한다”는 말을 남겼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