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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씨앗이 광야를…" 이한열 열사 34주기

연세민주동문회 온라인 추모합창곡…'이한열체' 폰트 무료 배포도

1987년 6월 9일 군사정권에 항거하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지며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고(故) 이한열 열사의 추모식이 9일 모교인 연세대 신촌캠퍼스 '한열동산'에서 열렸다.

 

연세대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소수의 관계자와 내빈, 취재진만 참석했다.

 

추모식은 묵념에 이어 찬송·기도·추모사·추모 공연·헌화 등으로 진행됐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장은 추모사에서 이 열사가 1986년 12월 6일 직접 쓴 시 '한 알의 씨앗이 광야를 불사르다'를 소개했다.

 

이 경영대학장은 "이 열사는 문학을 사랑하며 많은 시를 쓰고 그림도 잘 그리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부끄럽지 않게 사는 22살 청년이었다"며 "이 열사의 숭고한 희생과 한알의 밀알이 된 희생정신을 기리고 이 열사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도 한 알의 씨앗이 돼 더 나은 사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동건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한열의 유지를 잇고 승화시키는 게 남겨진 우리의 책임"이라며 "정의와 공정에 대한 질문과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한열 정신이 그 논의의 출발점이자 토대가 되어주리라 감히 믿는다"고 했다.

 

연세대 재학생인 이도엽 이한열추모기획단장은 "우리에게 주어진 당연한 것들이 선배님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희생과 염원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잊고 살았다"며 "이한열 열사의 삶을 기억하며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유족을 대표해 추모제에 참석한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이 추모식을 안 하고 지나가고 있어 한열동산에서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이 오셔서 일일이 인사를 못 드려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울 서대문구청장, 박동호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장, 이한열 피격 당시 사진을 촬영했던 로이터 사진기자 정태원 씨 등이 참석했다.

 

다양한 형태의 추모 행사가 온라인 등을 통해 진행됐다.

 

연세민주동문회는 이날 온라인 추모합창곡을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추모식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담아 80여명의 동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그날이 오면'을 부르는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모아 '합창' 동영상으로 제작한 것이다. 영상은 이한열기념사업회 유튜브 계정에서 볼 수 있다.

 

이 열사의 생전 글씨체를 복원해 컴퓨터 서체로 만든 '이한열체'도 이날 공개됐다. 이 사업은 디자인 콘텐츠 업체 다온커뮤니케이션의 폰트 브랜드 다온폰트가 기념사업회에 먼저 제안하고 제작비도 직접 부담했다.

 

한글 2천350자와 확장글씨 224자, 영어 알파벳·아라비아 숫자·특수문자로 구성된 '이한열체'는 이한열기념사업회 홈페이지(www.leememorial.or.kr)와 다온폰트 홈페이지 (daonfont.com)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나고 한열동산에 설치된 조형물 위에 헌화하며 이 열사의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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