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고인 돈’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지적까지 받았던 인천시 미추홀구 재난관리기금 사용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금 사용 용도 규정이 포괄적으로 바뀐 뒤 코로나19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기금운용 폭을 넓힌 결과로 분석된다.
구는 지난해까지 누적된 재난관리기금 40억1200만 원 중 37억5100만 원을 사용했다고 11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긴급대응 및 응급복구에 36억1273만 원을 썼고, 이중 31억9468만원이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사업에 사용됐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공공분야 재난예방활동 등에 통상 1억~3억 원 정도에 그쳤으나 지난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구는 매년 보통세 1% 수준으로 재난관리기금을 적립했지만 사용처 제한으로 효율적인 집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 재난관리기금은 지난 2014년 18억1900만 원에서 2019년 40억1200만 원까지 쌓였다.
그러나 지난해 재난관리기금 일부 사용 용도만을 제한하는 포괄주의 방식으로 법이 개정됐고 행정안전부가 적극적인 기금 활용을 독려하면서 재난기금 운용 폭이 넓어졌다. 이 때문에 구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에도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할 수 있었다.
구 관계자는 “전례없는 감염병 확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법적 가용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향후에도 재난관리기금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금 고갈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충분히 재난대응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다만 기금 집행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연도별 적립액 상향 조정 등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윤용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