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와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 그저 열심히 도전하면서 경험을 쌓다 보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위 ‘청춘의 특권’이란 말은 이제 코웃음만 자아낼 뿐이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이 느낌을. 우선은 ‘나의 그 시절’이 떠올랐고 잠시나마 아련한 추억 속에 빠져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또 하나,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열정적인 모습들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까지 했던 그 자리, 바로 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졸업 작품 상영회 현장이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코로나19 때문에 다 같이 모여 도시락을 먹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한세대학교 본관 9층에서 진행된 행사에 손님으로 초대돼 참여했던 느낌은 이랬다.
저마다 열과 성을 다해 완성한 작품들을 발표하고, 교수님의 평가를 들을 때 눈빛을 반짝이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선 여느 프로 못지않은 진솔함이 묻어났다. 물론, 아직은 다소 미숙해 보이는 부분도 눈에 띄었지만, 기획이나 촬영, 편집까지 수준급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 진짜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졸업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이다영 씨(연출 및 디자인) 팀은 이날 최우수상을 받았다. 어쩌면 보다 치열한 청춘의 현실 속으로 출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그들의 꿈과 희망은 무엇일까?
다영 씨는 “단순히 대학생활 동안의 과제로서가 아니라 정말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 하나로 쉼표 찍을 틈 없이 달려왔다”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하나하나 다 공부해가면서, 마치 프로처럼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고, 끝내 멋진 작품이 탄생된 것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졸업 학년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 몰랐다. 하지만 이번 졸업 작품을 기점으로 나의 진로에도 내가 주연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영화, 한 장면이 시작되는 듯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더욱 ‘근사한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녀다. 그러기 위해선 꿈에 대한 두 가지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일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떨쳐내야 할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영 씨는 “가장 자신 있어하는 전공인 광고를 살려서 가고 싶은 마음과 패션을 하고 싶은 마음, 이 두 가지를 이뤄내기 위해 누구보다 바쁜 현재를 살아갈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겨우 사회 초년생의 문턱에 선 그녀에게서 왠지 모르게 성숙한 회사 동료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게다가 그녀가 좋아하는 문장이라며 들려준 이야기는 여전히 뇌리에 남아 가슴의 진동을 일으킬 만큼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문장 하나가 있는데, ‘숨꾸고 꿈쉬자’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일로 나아가길 주저하잖아요. 그건 불확실함을 걷어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어제와 실수가 잦았던 오늘이 반복될까 무서운 마음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껏 수많은 고난을 이겨내고, 흘려보내고 지금의 내가 되었듯, 다가오는 날들 까짓 거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한편, 다영 씨는 이번 작품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남은 주제의식 표현이나 관객 입장에서의 스토리 이해도 등을 보완, 출품할 계획이기도 하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