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드라마나 영화 속 여주인공이 걸린 불운의 병으로 자주 등장해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혈액 암. 이제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뛰어난 신약 개발과 조혈모세포이식술 발전 등 치료기술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 시대가 됐다.
과거에 비해 완치를 포함한 치료성적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질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다른 고형암에 비해 병의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혈액 암이 발병할 경우, 신속한 진단과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혈액 암은 혈액, 골수 및 림프절에 영향을 미치는 악성 종양(암)으로,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여타 암들과 달리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며 몸을 순환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급성 골수성 혈액 암의 경우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만약, 갑작스러운 무기력증이나 피로감, 두통, 어지러움, 빈혈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면 빨리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반가운 소식은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치료법, 바로 조혈모세포이식 후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를 투여하는 방법이 국내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시도한 첫 번째 사례에서도 성공했다는 것이다.
성빈센트병원 혈액센터는 지난 1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게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 후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를 투여하는 이 치료법을 적용, 합병증 없이 이식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이식 치료의 방향을 제시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혈액센터 김정아 교수(혈액내과)는 “이식 기법 발전으로 환자와 조직 적합성 항원이 완전 일치하지 않더라도 이식이 가능했지만, T림프구 제거 방법을 적용해도 이식 후 이식편대숙주병의 발병률이 여전히 높다는 한계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새로운 이식 치료법의 성공으로 이식 후 합병증 발생은 줄이고, 조혈모세포이식 성공률은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유전자형이 정확히 일치해야만 할 수 있었던 조혈모세포이식이 기증자와 유전자형이 부분적으로만 일치할 경우에도 가능해진 것은 물론 성공률 또한 높아졌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성빈센트병원 혈액센터는 지난 1999년 10월 첫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한 후 2001년 첫 동종 혈연 간 조혈모세포이식, 2002년 비혈연(타인) 간 조혈모세포이식, 2009년 HLA-불일치 비혈연 간 조혈모세포이식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