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축구 올림픽 대표팀이 루마니아를 4-0으로 대파하며 조 1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지난 25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시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 루마니아와의 맞대결에서 전반 27분 상대 자책골과 함께 후반 14분 엄원상, 후반 39분과 후반 45분 이강인의 멀티골로 4-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승점 3점(골득실 +3)을 확보하며, 온두라스(승점 3·골득실 0), 뉴질랜드(승점 3·골득실 0), 루마니아(승점 3·골득실 –3)에 골득실에서 앞서 B조 선두를 꿰찼다.
지난 22일 뉴질랜드와의 1차전에서 0-1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던 대표팀은 이번 승리로 8강행 불씨를 살렸다.
전반 10분 이동경이 처리한 오른쪽 코너킥을 이동준이 방향을 바꾸는 헤더로 연결, 이를 황의조가 왼발로 슈팅을 때렸으나 루마니아 골키퍼의 몸에 맞고 나왔다. 공격에 가담했던 박지수가 바로 헤더를 시도했으나 빗맞으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어 전반 24분 이동경이 투입한 프리킥을 정태욱이 머리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넘어가며 선제골 사냥에 실패했다.
전반 27분, 기다리던 선제골은 루마니아 선수의 자책골로 만들어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패스를 받은 이동준이 황의조를 향해 크로스를 시도했고, 이를 막으려던 루마니아 수비수 마리우스 마린의 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 32분 원두재의 백패스를 골키퍼 송범근이 잡아 간접 프리킥을 내주며 위기를 내주는 듯 보였으나, 안드레이 치오바누가 때린 오른발 슈팅을 송범근이 막아내며 팀을 구했다.
전반 45분 한국에 기회가 찾아왔다. 이온 게오르게가 강윤성에게 파울을 범해 추가 경고를 받아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에 정승원을 권창훈으로 교체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13분 이동경의 중거리 슈팅이 엄원상의 발에 맞아 굴절, 골문을 가르며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승기를 잡은 대한민국이었지만 8강 진출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선 다득점이 필요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33분 이강인과 김진규를 투입, 체력 관리와 전술 변화를 가져가며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김 감독의 용병술은 투입 5분여 만에 빛을 봤다. 후반 38분 우측 수비수 설영우가 드리블 돌파를 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막내형’ 이강인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대 왼쪽 구석을 가르며 마수걸이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45분 첫 골을 신고한 이강인은 강윤성의 패스를 받아 다이렉트 슈팅으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멀티골을 작렬시켰다.
첫 경기 뉴질랜드전 패배로 조 4위에 머물던 한국은 루마니아를 4-0으로 완파하며 조 1위를 기록해 8강 진출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멀티골을 넣은 이강인은 “솔직히 말해서 내가 한 것은 하나도 없다. 형들이 다 만들어 준 것”이라며 “나는 발을 갖다대기만 했다. 초반부터 열심히 뛰어준 형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진행된 온두라스와 뉴질랜드 간 경기에서는 온두라스가 3-2로 역전승을 거둬 조별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김학범호는 오는 28일 오후 5시 30분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와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8강에 오를 수 있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