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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도 억울한데” 비싼 계란값이 ‘농가·유통 담합’ 탓?

‘금란’ 계속되자 공정위, 게란 생산·유통 협회에 공문
“공정거래법 준수, 모니터링 차원” 농가·업계는 분통
“살처분 피해 여전…담합몰이는 농민 두 번 죽이기”

 

공정거래위원회가 계란 농가·유통단체에 ‘계란값 담합’을 의심하며 경고했다. 이에 농가와 유통단체는 “조류인플루엔자 살처분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계란값 고공행진의 책임을 돌리는 황당한 행위”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일 대한양계협회와 한국계란선별포장유통협회에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준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계란 생산·유통 단체가 가격 합의 또는 가격 관련 부당 지시를 내릴 시 현행법에 저촉될 수 있단 내용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까지 올해 총 2차례 공문을 발송했다. 주기적인 경고 공문이나 담합 의심 신고에 의한 것은 아니고, 모니터링과 계도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 답했다.

 

공정위 공문은 정부의 ‘계란값 잡기’ 일환으로 해석된다. ‘계란 1판 1만원’ 파동이 올해 초부터 계속되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계란 수급 과정 등 전 단계 점검 방침을 밝혔다.

 

문제는 계란값 악화의 원인을 ‘농가·유통단체의 담합’이란 식으로 몰게 했다는 부분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협회에서 계란 단가를 고시하는 것은 정부가 계란값 조정의 순기능을 못해 협회가 대표성을 갖고 발표하는 것”이라며 “농가·유통계가 담합을 통해 얻는 이익이 무엇 있겠는가. 대통령 지시에 정부가 이런 식으로 대응해 개탄스러울 뿐”이라 말했다.

 

이어 “소비자물가를 잡는다는 정부 의지의 이면에는 조류독감 살처분 피해 농가들이 여전히 제대로된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생산 기반이 안정화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이는 외면한 채 수입게란 대체와 농가 매도로 향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라 호소했다.

 

모 양계농장 대표는 “농가의 부담은 고려치 않고 ‘계란값 5000원’에만 매몰돼있어 화가 날 따름”이라며 “이미 농민들은 살처분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해 도산 직전에 몰려있는데, 담합이라니 억울할 따름이다. 수입란에는 세금 지원을 하고, 국산 계란 자급자족의 회복을 위한 지원은 전무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계란선별포장유통협회 관계자도 “담합은 어불성설”이라 딱 잘라 말했다. 관계자는 “조류독감으로 계란 매입이 불가능해진 농가는 당장 계란을 매입하지 못하면 사업이 무너지고 하루아침에 망하는 상황”이라며 “애초에 수요-공급이 맞지 않아 웃돈까지 붙는 상황에서 수입 물량만 강조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농민들은 지난 3년간 원가 미만으로 계란값을 받는 등 정상적으로 생산해도 손해만 봤다. 이로 인해 부도 농가도 많아졌다”며 “계란값이 원가보다 쌀 땐 가격 보조도 안해줬다. 조류독감으로 수요-공급이 무너져 계란값이 오르니, 오히려 정부가 농가에 ‘담합’이라며 문제 삼으려는 것은 농민을 두 번 죽이기나 마찬가지”라 반발했다.

 

계란 농가의 사정은 날로 악화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전국적인 조류독감 확산으로 산란계 상당수가 살처분을 당했으나, 보상금 감액 및 농가 방역책임 강화 등 AI 보상 조건이 강화되면서 농가 불만이 커졌다.

 

여기에 올여름 폭염·수해로 인한 계란 생산력 약화, 인건비·사료값 인상으로 인한 원가 상승도 한몫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닭 사료에 쓰이는 옥수수는 톤당 218.35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3.99%, 콩깻묵은 톤당 352.5달러로 18.15%씩 각각 상승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