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능북초등학교는 도심에서 10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규모 농촌학교다. 최근 학생 수가 30명 대로 줄어 5학급 편성되는 등 위기를 겪었다. 따라서 능북초의 미래를 위해 교육공동체가 함께 고민하면서 2018년 학교공간혁신 재구조화 사업에 참여했다.
학교 공간 재구조화를 실시하면서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전문 건축가의 조언과 학생,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차례 협의를 통해 학교 공간을 설계했다.
교실, 복도, 현관으로 이어지는 기존 학교 공간은 접근성과 유기적 연결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산돼 있는 돌봄교실, 도서실, 정보실 등을 1학년 교실과 연결할 수있도록 구성했다. 또 교실과 운동장을 잇는 출입문을 설치하고, 화단에 야외 데크를 조성해 쉼터와 연결 통로를 확보했다.
학년별로 단절된 교실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수업 설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1학년 교실은 돌봄교실과 연계한 공간으로, 2·3학년 통합교실은 이동 가벽을 설치해 통합 수업 및 단일 수업을 병행한다. 4학년 교실은 일반 수업과 발표 수업이 가능한 예술교실로, 5·6학년 통합교실에서는 학교자치회 활동이 이루어진다.
학교 전체가 교육활동 공간으로
본래 능북초는 규모가 작고 유휴 교실이 없어 전체 학생이 모여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부족했다. 이에 개선 방안으로 1층 건물 옥상에 데크를 깔고 활동 공간을 마련했다. 또 2층 교실과 연결되는 출입문을 설치했고, 원활한 야외활동을 위한 계단을 만들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활동 결과 전시 공간 및 수납 공간을 확보했다. 복도와 현관에 화이트보드를 설치해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전시했으며, 주제별 이동도서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각 교실의 쉼터 및 복도 유휴 공간에 수납장을 만들어 학생들의 학습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학생들이 발길을 두지 않는 공간이 많다. 풀숲으로 방치된 능북초 서편 언덕을 학생들이 뛰어 놀고, 공연 및 전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15㎡ 정도의 전시 공간, 해바라기 공원, 산책로 등을 조성했고, 텃밭은 작은 과수원과 함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새롭게 단장했다.
아울러 ‘능북초 둘레길’을 조성해 학교 생태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학교 공간을 활용한 무학년제 프로젝트
능북초는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학교 문화’를 중점에 뒀다. 학년별로 진행되는 수업을 비롯해 전 학년이 참여하는 무학년제 프로젝트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학년 구분 없이 모둠 수업이나 전체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기간을 정해 운영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2019년 ‘잠자리 등에 타고’라는 주제로 오감을 활용한 자연놀이 프로그램 ▲2020년 ‘더불어 커 가는 우리’를 주제로 성장-사랑 나눔 프로젝트 ▲2021년 ‘끝날 때가지 끝난 게 아니다’를 주제로 기후변화 위기 프로젝트 등을 무학년제로 실시했다.
공간 혁신은 교육공동체가 함께 숨쉬고 활동하는 학교 문화의 바탕이다. 능북초는 아직 교육활동에 충분한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학교 문화가 지속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향후 학교 공간을 위한 교육공동체의 협의와 활발한 소통이 이어지면서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