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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학교 수십 곳에 여전히 욱일 문양 등 일제 잔재 남아있어

‘경기도 학교 일제 잔재 전수조사 보고서’ 결과
경기지역 내 68개 학교에서 친일 예술가 교가와
21개 학교에서 욱일문과 유사한 문양 사용 중
"해당 전수조사 통해 일제 잔재 청산 나설 것"

 

경기지역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2019년을 기점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독립운동사교육 활성화 조례'가 공포됨에 따라 도내 일제 잔재 청산은 수년 동안에 걸쳐 추진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경기지역 초·중·고등학교 2500여 개교를 조사를 통해 본격적인 유·무형의 일제 잔재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도교육청의 ‘경기도 학교 일제 잔재 전수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 내 학교 일제 잔재는 동상, 교표, 교화, 교가 등으로 파악된다. 이 중 친일 예술가와 관련된 교가를 사용하는 초·중·고등학교는 68개교다. 21개교에서는 욱일문·일장기 등 문양과 유사한 교표를 사용 중이다. 친일 인사 기념비가 세워진 학교는 12개교로 조사됐다. 

 

학교 기념물 등 동상 설치도 일제 잔재로 꼽힌다. 국가권력을 표상하는 어진영(일본 천황과 황후의 사진 또는 초상화)과 일제 관료 동상을 전국의 각 학교에 보급해 황국에 대한 신민화와 충성 의식화 작업을 펼쳤다. 에도시대 말기 저명한 농정가인 니노미야 손토쿠의 동상도 1935년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섰다. 일제는 이 같은 '모범적 국민상'을 선정해 우리나라 학생들을 교육을 획일화했다.

 

친일 인사의 공적을 기린 기념물도 교내 정문과 운동장 등에 설치돼 있었다. 중일전쟁 당시 군용물자 조달한 박용현 등 13명의 기념비에는 학교의 운영과 역사를 설명 이외에 친일 행적은 적혀있지 않다.

 

학교의 교육철학을 담은 교표와 교화에도 일제 잔재가 남아있다. 욱일문 등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한 문양과 일본기업인 미쓰이 그룹의 마름모꼴과 유사한 형태의 교표가 사용 중이다. 

 

일제가 요구하는 교육목표에 따라 교가도 만들어졌다. 당시 교가는 근대 일본의 국가주의적 성향을 반영했다. 단순히 각 학교의 정체성을 담은 노래가 아닌, 천황의 덕을 칭송하고 국가를 향한 다짐을 위해 불렀던 것이다.

 

일제강점기 경기도에서 활동한 친일 예술가 중 교가 작곡에 관여한 대표적 인물들은 김성태, 이흥렬은 60여 곡이 넘는 교가를 작곡했으며, 이들은 일제강점기 음악 보국운동으로 군국가요를 반주해 일본음악 보급을 주도했다.

 

이번 전수조사 보고서는 식민 잔재 청산은 일제 주도 아래 전체주의와 군국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민주주의와 평화교육을 실현하고, 식식민지 시대의 문제점과 그 비민주성을 인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일제 잔재 기념물이라도 무조건 철거하거나 훼손하는 작업은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망각시킬 우려가 있다”며 “학교 구성원들이 민주적 논의를 거쳐 일제 잔재 기념물에 대한 안내 및 조치를 시행하도록 제언한다”고 조언했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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