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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신도시 학교 과대화 심화…애꿎은 학생들만 '수난'

초교 절반이 평균 학급수 두배…"코앞 학교 두고 8차로 건널판"

 

 

 

"코앞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8차선 도로 건너에 있는 학교로 다니라니…"

 

경기도 수원시 광교신도시 더샵레이크시티 입주예정자 이모씨는 1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교육청에선 통학 지원이라며 셔틀버스 운행을 제시하는데, 학부모들이 원하는 건 안전한 근거리 배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광교더샵레이크시티는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1천800여세대 규모의 오피스텔 단지다. 세대 절반은 일반 오피스텔처럼 원룸형이지만, 나머지는 투룸, 쓰리룸 형태로 3∼4인 규모의 자녀를 둔 가족 주거가 가능하다.

 

입주예정자들은 단지 인근에 있는 매원초로 자녀를 보낼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최근 수원교육지원청으로부터 8차선 도로를 건너야 하는 이웃 동네 학교로 배정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멘붕(멘탈붕괴·정신적인 큰 충격을 이르는 표현)'에 빠졌다.

 

얼마 전 수원교육지원청이 광교더샵레이크시티 입주예정주민과 매원초 학부모, 지역 의원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가진 2022학년도 매원초 통학구역 지정에 대한 설명회에서 "광교더샵레이크시티 학생들은 매원초보다 원일초 또는 원천초 배정이 더 현실적이다"는 취지로 안내했다는 것이다.

 

원일초, 원천초는 모두 단지로부터 1.5㎞ 이내에 있어 통학구역으로 설정할 수 있지만, 매원초보다 먼데다 통학 여건도 위험하다는 게 입주예정자들의 설명이다.

 

수원교육지원청은 매원초의 학생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달해 신규 학생을 더 받기 어렵다고 했다.

 

2012년 광교신도시로 이전 개교한 매원초는 당초 36개 학급 규모로 설립됐으나, 인근 아파트단지들의 입주가 이어지면서 전교생 1천400여명의 53개 학급 규모로 커졌다.

 

이마저도 작년 11개 학급을 증축해 가능했다.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더샵레이크시티가 입주하면 학생 161명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원초는 추가 증축도 어려워 다른 학교로 통학구역을 정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직선거리 상 두 번째로 가까운 원일초는 20학급 내외로 수용 여건이 훨씬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지원청은 "원일초 또는 원천초로 통학구역이 결정될 경우 건설 시행사 측에서 통학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통학로 개선사업도 진행될 것"이라고 보완책을 제시했지만, 학교 과대화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학생들이 겪게 되는 상황은 변함이 없다.

 

입주예정자 이씨는 "오피스텔 입주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상된 건데 그동안은 손 놓고 있었냐"며 "교육청이 추산한 신규학생 예상인원도 우리가 파악한 것보다 훨씬 많아 신뢰가 가지 않는데, 이와 관련한 정확한 근거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 앞 학교를 두고 통학버스를 타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궁극적으로 광교신도시 학교의 과대화 문제에서 기인한다.

 

광교신도시 내 초등학교(수원 기준)는 총 6곳인데, 이 중 매원초를 포함한 3곳의 학급수가 50개를 넘는다.

 

이는 수원 초등학교 평균 학급수인 25개의 배에 달하며, 적정학급 규모인 36학급도 훨씬 웃돈다.

 

이들 학교는 미술실, 음악실 등 특별교실을 일반실로 사용해 다양한 교과교육 수업 운영에 불편을 겪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몰리면서 급식도 3부제로 운영하는 일이 일반화됐다.

 

학생 밀집도가 높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하기에도 일반 학교에 비해 취약한 구조일 수밖에 없다.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 "광교더샵레이크시티의 경우 갑자기 해당 부지가 주거용으로 바뀌면서 학생 배치 여건을 미리 고려하기 어려웠던 면이 있다"며 "이처럼 신도시나 택지개발 사업에서 예측이 어려운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학교가 부족한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최대한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교육지원청은 조만간 매원초 통학구역을 결정해 행정 예고할 계획이다. 한 달간 이의신청을 받은 뒤 최종적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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