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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의 땅’ 아프간에 밀착한 중국…한국 배터리 사업 전략은?

중국, 아프간에 ‘밀월’ 과시…이면엔 리튬 확보
배터리 핵심소재, 中 80%가 수입…의존도 커
‘리튬 사우디’ 아프간…“2040년 리튬 수요 51배”
“韓 배터리 기술 세계최고, 리튬 확보는 ‘제로’”

 

중국이 배터리 핵심 소재 리튬 확보를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관계 향상을 이끌고 있어, 한국도 중장기적 배터리 소재 확보를 위한 전략이 요구된다.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되면서 각국 대사관이 폐쇄되고 피난민 탈출 사태가 벌어졌다. 반면 주아프가니스탄 중국대사관은 정상 운영됐으며, 탈레반 또한 성명을 통해 중국 공관의 안전을 약속했다.

 

중국은 카불 함락 전인 지난달 28일 탈레반 지도부를 톈진에 초청해 탈레반을 공개 지지하는 등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이는 양국간 접경지역인 위구르 지역 안정 등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나, 이면에는 아프가니스탄에 묻혀있는 막대한 양의 광물, 특히 리튬에 중국의 큰 관심이 쏠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인 리튬 이온 배터리의 주요 소재로 쓰이는 광물이다. 세계 전기차·배터리 경쟁으로 2017년부터 수요·가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업계에서는 글로벌 자원전쟁의 ‘하얀 석유’라 불릴 만큼 가치가 대폭 상승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리튬 소비량은 5만770톤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리튬 소비의 71%는 배터리였으며, 리튬 수요국 또한 중국(39%), 한국(20%), 일본(18%) 등 주요 배터리 생산국들이 차지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세계 리튬 매장량은 지난해 기준 8600만톤이다. 이 중 6600만톤이 북미·남미·호주에 몰려있다. 반면 중국은 위구르 지역으로 510만톤을 확보하고 있으나, 자국 수요의 80%가 수입에 몰려있는 등 자체 생산보다 해외 리튬 의존도가 높다.

 

이에 중국은 리튬 확보를 위해 미대륙과 호주를 벗어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콩고, 말리 등 아프리카의 리튬 매장 국가들과 밀월 관계를 쌓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미군 철수 등으로 혼란에 빠진 아프가니스탄에서 리튬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은 최대 3조달러(3440조원) 규모의 리튬·코발트·철 등 배터리 핵심 소재 광물이 매장돼있다. 이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은 ‘리튬 사우디아라비아’란 별칭과 함께, 중국의 리튬 공급 요충지로 떠올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까지 리튬 수요가 현재보다 13배 더 증가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상업화가 빠를 경우 최대 51배까지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보고됐다.

 

 

 

광물자원통계포털(KIGAM)에 따르면 한국의 리튬화합물 수입량은 2017년 2만7800톤에서 2018년 4만5510톤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엔 6만2040톤, 지난해엔 6만7410톤까지 증가해 3년 만에 약 3배 폭등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배터리 산업을 생각할 때 중장기적 리튬 수요에 대한 준비를 경고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부가가치 금속에 대한 수요가 있어도 부존자원을 지금 개발하긴 어렵다. 당장의 수급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한국은 배터리 기술·노하우가 국가 주요 전략 산업으로 다뤄질 만큼 세계에서 높은 수준이나, 리튬을 비롯한 니켈·코발트·망간 등 소재 보급 측면에선 ‘제로(0)’ 수준”이라며 “해외 수입 확보선 확대 또는 광원 원천 확보 등 전폭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상면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중국이 특히 치중하는 배터리 관련 소재 부문에서 중국의 아프간 리튬 관련 행보는 한국에 대한 배터리 견제·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등 다른 쪽을 통해 리튬을 확보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없다면 원자재 확보 측면에서 미래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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