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 맑음동두천 25.9℃
  • 맑음강릉 31.6℃
  • 맑음서울 26.5℃
  • 맑음대전 27.0℃
  • 맑음대구 29.2℃
  • 맑음울산 27.4℃
  • 맑음광주 27.8℃
  • 맑음부산 24.0℃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25.0℃
  • 맑음강화 22.6℃
  • 맑음보은 26.3℃
  • 맑음금산 27.7℃
  • 맑음강진군 25.3℃
  • 맑음경주시 30.3℃
  • 맑음거제 24.4℃
기상청 제공

[데스크칼럼] 롯데는 ‘블록버스터’를 기억할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를 제공하는 넷플릭스는 사업 초기 DVD 대여업체로 시작됐다. 이후 넷플릭스는 DVD 대여 방식에 대한 한계를 인지하고 우편을 이용한 DVD 대여 사업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결국, 후발주자로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당시 업계 1위 블록버스터를 역사의 뒤안길로 안내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이렇듯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형세가 반대로 뒤집히는 것을 의미한 것을 역전(逆轉)이라고 한다.

 

지난 8월 미국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거대 유통기업 월마트를 역전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전 세계 소비자들은 아마존에서 약 713조 원, 월마트에서 약 661조 원을 지출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들의 소비 방식이 빠르게 변화했지만, 오프라인 유통 시장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국내의 전통적인 유통기업들은 월마트와 같은 역전을 피하고자 이커머스 기업과의 인수·합병(M&A) 또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네이버-신세계-쿠팡’ 새판 짜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커머스 업계와 기존 유통기업들의 입지가 역전을 예견한 듯 롯데는 지난 1996년부터 국내 최초로 온라인 쇼핑몰 ‘롯데닷컴’을 시작했고 지난해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ON’을 직접 운영 중이다.

 

이전부터 롯데는 이커머스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SK와 11번가 지분 인수를 준비했고 2019년에도 티몬 인수 타진, 최근에는 올해도 W컨셉 인수전에서 최종후보자에 올랐지만 중도에 포기한 바 있다.

 

결국 롯데 이커머스 사업부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작년보다 전보다 10% 감소한 290억원, 영업손실은 320억원으로 적자 폭이 오히려 늘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인한 온라인 쇼핑 거래가 늘어난 상황에서 롯데는 반대의 결과를 얻은 셈이다.

 

특히 유통업계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이커머스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지만,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포기 후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롯데는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리뉴얼하고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프리미엄아웃렛 타임빌라스를 선보이는 등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가 한샘에 투자자 참여 의사를 중단한 것과 달리, 롯데는 경영권을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SI)로 결정되며 하이마트, 건설 등과 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서로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당분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듯하다. 반대로 롯데는 오프라인에 보다 더 강화된 모습을 보여줄 듯 보인다. 넷플릭스가 변화를 시도할 때 블록버스터가 DVD 대여 사업에만 집착했던 사실을 롯데는 잊지 말기 바란다.

 

[ 경기신문 = 방기열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