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과 비슷한 개발 방식의 위례신도시 공동주택 신축사업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근무하며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업무를 맡은 남 변호사의 대학 후배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이 현재 동업 관계로 알려졌다. 이들 관계에 대한 의구심이 고조되는 맥락이다.
◇ 사업 관여한 ‘유동규’↔자산 관리한 ‘남욱’?
위례신도시 공동주택 신축사업은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6만4713㎡(A2-8블록)에 1137가구를 공급한 사업이다. 2013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시행한 뒤 2016년 마무리했다.
유 전 본부장은 푸른위례프로젝트 설립 이후 2개월이 지난 2014년 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출범과 함께 기획본부장을 맡아 이 사업에 관여했다.
남 변호사는 해당 사업 관련 자산관리업무를 맡은 ‘위례자산관리(2013년 11월 3일 설립)’와 얽혀 있다.
법인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남 변호사의 아내 A씨는 위례자산관리 사내이사를 지내다 2013년 12월 4일 사임했다.
또 대장동 사업과 같이 위례 개발 사업의 투자사 중 하나인 ‘위례투자2호’에도 A씨가 사내이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위례 사업의 배당금 중 일부가 이들이 관여한 사업체로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위례개발의 전체 배당금 301억5000만원 중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배당된 금액은 150억7500만원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나머지 150억7500만원은 어디에 배당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위례자산관리와 투자사인 위례투자일호, 위례투자이호, 위례파트너삼호 등이 거론되고 있다.
◇ ‘위례’에서 ‘대장동’으로
위례 사업을 마친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이 본격화된 2015~2018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 직책으로 사업 전반을 지휘했다.
‘천화동인4호’의 소유주로 밝혀진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에 화천대유와 함께 투자해 8700만원을 출자하고, 1007억 원을 배당받았다.
배당 방식은 주주협약에 의해 결정됐으나 사실상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모두 배당에 관여한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천화동인4호 모두 주주이기 때문이다.
◇ 계속 드러나는 유동규와 남욱의 ‘깊은 관계’
이 가운데 올해 초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사임한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부하 직원으로 일했던 남 변호사의 대학 후배 정모 변호사와 함께 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2014년 10월 전문계약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해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을 지냈으며 올해 2월 퇴사했다.
그는 2015년 3월 26∼27일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절대평가(3명)와 상대평가(5명)에 심의위원으로 모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퇴사 전인 지난해 11월 판교역 인근에 ‘유원오가닉’이라는 업체를 설립했고, 올해 1월 ‘유원홀딩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유원홀딩스의 설립 목적은 부동산개발 업무대행, 경영컨설팅, 영화 및 드라마 수입·제작 등이다.
‘유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이 사장 직무대행(넘버 원)을 지낸 유 전 본부장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원이라는 회사명은 유 전 본부장을 지칭한 것으로 유 전 본부장과 동업 관계라 등기에는 올리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은 되게 좋아하는 형”이라고 말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계기에 대해서는 “남 변호사가 채용 계획을 알려줘서 응시하게 됐다”고 답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