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 전 의원 아들 곽병채(32) 씨를 상대로 압수수색하고,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 경찰, 곽상도 아들 출국금지…다른 피고발인 출금은 아직
2일 경찰에 따르면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전날 곽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다른 피고발인들은 아직 출국금지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곽 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피고발인에 대해 출국금지가 이뤄진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검찰, 곽 씨 자택 압수수색…곽상도 자택·사무실은 제외
검찰 역시 곽 전 의원 아들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 곽 전 의원 아들 곽병채(32) 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2∼3대,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곽 전 의원 자택이나 국회의원 사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혐의 등을 적시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곽 씨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 곽 씨, 화천대유서 퇴직금 50억 수령…“뇌물 아니냐” 의혹
곽 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보상팀에서 근무하다 올 3월 퇴사했다. 그는 입사 후 세전 기준 230만원∼38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았고, 퇴사하면서 ▲성과급 ▲위로금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 실수령액은 세금을 제외하고 2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권에선 박근혜 정부와 국민의힘이 성남시 공공개발을 저지해 준 대가로 받은 뇌물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 전 의원이 이 과정에 모종의 역할을 하고, 수년 뒤 아들을 통해 그 대가를 챙긴 게 아니냐는 것이다.
곽 씨는 그러나 “2018년부터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과도한 업무가 원인일 거라는 걸 회사가 인정해 성과급과 위로금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화천대유 측도 개발사업 성공에 대한 성과급과 곽 씨가 격무에 시달리며 얻은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 성격이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 곽상도, 결국 의원직 사퇴…“해명해도 오해만…의원직 수행 어려워”
그럼에도 곽 전 의원은 이날 “어떤 해명을 해도 오해만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의원직 수행이 사실상 어렵다”며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수사와 더불어 특검을 통해서 사건의 내용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지역 유권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