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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증가세…전문 화재진압 장비 충분한가

‘전기차 100만대 5~6년 내’, 화재 안전 관심↑
질식소화포·소화수조 보유 묻자 “물 쏴서 끈다”
전기차 1대 화재에 물 11만L…소화수조 필요 커
“불산 등 유독가스도 발생, 전문 장비 확보돼야”

 

전기차 증가 추세와 달리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전문 장비 확보는 미비한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방비가 필요해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의 전기차 등록대수는 19만1065대로 올해 20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시기에도 빠른 속도로 수요가 늘고 있어, 업계에서는 5~6년 내로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가 100만대 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전기차 수가 증가하면서 전기차 화재 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기 마련인데, 정작 이를 위한 전문 장비가 일선 소방서들에 제대로 구비돼있는지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소방청에 관련 장비 보유 여부를 물었으나, “물로 끄는 방법 뿐”이라면서 정확한 답변을 피했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로, 특성상 외부 충격을 받을 시 분리막 파손 및 이로 인한 열에너지 증가를 일으킨다. 이로 인해 배터리 내부가 팽창, 1000도 이상의 열 폭주가 배터리 전소 전까지 발생한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전기차 화재 진압은 내연차보다 10배 더 많은 양의 물을 요구한다. 지난 6월 20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외곽에서는 테슬라 모델 S 전기차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화재는 7시간동안 10만6000리터의 물을 투입한 끝에 진압됐다. 내연차 화재 진압에 1135리터 규모의 물이 사용되는 것과 비교하면 최소 93배, 소방서 한 곳에서 한 달간 사용되는 규모이자 미국 가정에서 평균 2년치 용수로 쓸 규모다.

 

또 전기차 화재는 구조 특성상 배터리를 감싼 덮개 안에서 발생하기에 화재 부위에 대한 직접적인 출수가 어렵다. 또 유일한 출수 부위가 자동차 하부이기에 화재 발생시 배터리와 바닥 사이로 물을 쏘기 어렵단 단점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텍사스 화재 사례처럼 장시간 출수를 유일한 방법으로 본다. 이를 개선하고자 불이 난 전기차를 질식소화포(덮개)로 덮어 산소를 차단하는 방법이나, 아예 차체 전체를 물이 가득 찬 소화수조에 넣는 방법이 고안돼있다. 소화수조 진압방식도 차체를 들어낼 전용 크레인 등 기타 장비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 본지는 소방청에 전국·지역별 소방서의 질식소화포·소화수조 등 전기차 화재 진압용 장비 보유 현황을 물었다.

 

그러나 소방청 관계자는 “국립소화연구원에서 질식소화포로 실험했듯 전기차는 물로 소화할 수밖에 없다”며 “소화수조도 경기도 일선 소방서에서 실험한 적이 했으나, 현장 대원들은 펌프차 출수로 화재를 진압한다. 관련 내용 파악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선진국을 보면 소화수조 진압이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다. 물로 끄는 방법은 많은 시간·자원 투입을 요구하고, 소화 약재를 통한 방식도 효과적이지 않다”며 “배터리가 차 하부에 있다 보니 지하주차장·터널 등 실내에서는 출수·소화수조 진압도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배터리 화재가 위험한 점은 불산 등 유독가스 발생이다. 과거 구미 불산 누출 당시 소방관이 피해를 입었듯, 지금의 소방관 방화복을 통한 전기차 화재 진압은 소방관에게도 위험하다. 소방관 안전을 위한, 전기차 화재진압용 전문 장비들이 마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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