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맡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을 올렸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7일 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장동 개발사업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2699억원의 개발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분양가상한제는 미리 정한 건축비와 택지비에 개별 아파트마다 추산되는 가산비를 더해 분양가 상한선을 정하고 그 이하로 싸게 분양하는 제도다. 2015년 4월 박근혜 정부 때 폐지됐다가 2019년 10월 문재인 정부 때 부활했다.
참여연대는 “화천대유가 막대한 배당 수익을 올리는 등 ‘개발 잔치’를 할 수 있었던 건 개발 단계에서 저렴하게 토지를 매입하고, 분양할 때(2018년 12월)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이익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의 늑장대응이 초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면 화천대유가 분양한 대장동 4개 (A1,A2,A11,A12) 구역 아파트의 분양매출은 토지비 5173억 원에 기본형건축비 6018억 원을 더한 1조1191억 원에 그쳤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실제 화천대유가 2018년 12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통해 올린 분양매출은 1조3890억 원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2699억 원의 수익을 더 얻은 셈이다.
단체들은 현재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되는 분양가상한제의 사각지대와 뒷북행정을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 아파트에만 시행되고 있어 고분양가 문제가 천안, 대구 등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과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적용하고, 공공택지에는 공공주택 80% 이상 공급하도록 한 공공주택특별법을 조속히 개정해 민간개발사 배불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김대진 변호사는 “애초 계획대로 LH가 공공택지로 개발하거나, 문재인 정부가 2018년 12월 이전에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했다면 민간개발사가 이토록 막대한 수익을 올릴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