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2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과 유 전 본부장이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습득한 A씨를 소환했다.
이번 소환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기 위한 것으로, 경찰은 포렌식을 진행하기 전 기본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포렌식 기본 절차란 경찰이 디지털 저장장치를 확보했을 당시부터 법원에 제출될 때까지 데이터가 결함이 없음을 입증하는 과정이다.
통상 경찰이 디지털 저장장치를 확보한 경우 그 즉시 소지자 눈앞에서 봉인한 뒤 봉인을 해제할 때 소지자를 불러 봉인 당시의 상태 등을 확인시키고 이 과정을 증거로 남긴다.
전담수사팀은 남부청 사이버수사과 내 디지털포렌식계와 함께 포렌식에 착수할 방침이다. 포렌식이 진행되면 통화목록을 비롯해 해당 휴대전화에 대장동 관련 핵심 증거들이 담겼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전담수사팀은 A씨에게 휴대전화를 가져간 이유와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A씨는 유 전 본부장 주거지 인근 주민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관련 인물인지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포렌식을 위한 기본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이날 절차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남부청에서 직접 포렌식 작업이 불가능한 경우 본청으로 보내 포렌식을 진행한다"며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은 유 전 본부장의 옛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는 자를 증거은닉 혐의로, 압수수색 중 창밖으로 던진 새 휴대전화를 가져간 성명불상자를 점유이탈물 횡령 및 증거은닉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종배 법세련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는 이번 사건 실체와 윗선의 혐의를 밝힐 수 있는 핵심증거"라며 "옛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의 지인인 휴대폰 판매업자는 명백히 증거를 은닉하고 있는 것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후 해당 사건을 경기남부청에 배당했고, 경기남부청은 사건 배당 당일부터 유 전 본부장 자택 주변의 CCTV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벌여 지난 7일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법세련 대표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