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26)이 중형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범죄단체조직, 살인예비, 유사강간, 강제추행, 사기,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에게 징역 42년을 선고한 원심을 14일 확정했다.
또10년 동안의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억여원 추징 등의 명령도 항소심 그대로 유지됐다.
조씨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 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촬영, 이를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성 착취물 제작·유포를 위한 범죄집단인 박사방을 조직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박사방 가담자들이 범죄를 목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내부 규율을 만들어 단순한 음란물 공유 모임을 넘어선 만큼 범죄집단이라고 봤다.
조씨는 성 착취물 제작·유포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박사방이 범죄집단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검찰의 일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도 주장했지만,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조씨가 일부 피해자와 합의해 공소가 기각된 부분을 제외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별도로 진행된 범죄수익 은닉 혐의에도 징역 5년이 선고돼 조씨의 1심 형량은 징역 45년이다.
2심에서는 두 사건을 병합했고, 조씨가 일부 피해자와 추가 합의한 점을 고려해 징역 42년을 선고했다.
42년형을 확정한 이번 대법원 판결과 별개로 조씨는 박사방 2인자 격인 '부따' 강훈(20)과 함께 여성 피해자들을 협박해 나체사진을 찍게 한 뒤 전송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4월 추가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어 형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은 이날 조씨와 함께 상고한 박사방 핵심 연루자 4명의 처벌도 확정했다.
전직 공익근무요원 강모(25)씨와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30)씨에는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유료회원 임모(34)씨와 장모(41)씨는 각각 징역 8년과 7년이 확정됐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