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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전쟁의 어리석음

 

전쟁의 모든 참화에 대해서는 잠시 접어두고, 그것의 가장 큰 악의 하나는 인간의 마음을 비뚤어지게 하는 것이다. 군대가 존재하고 군사비가 지출되는 것을 어떻게든 설명해야 하는데,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이성이 비뚤어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강 건너편에 살고 있고, 그의 황제가 내 황제와 싸우고 있다는 이유로 그와 나 사이에 무슨 나쁜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에게 나를 죽일 권리가 있다고 하는 것보다 더 불합리한 얘기가 또 있을까? (파스칼)

 

사람들이 전쟁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는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4세기 전에 피사와 루카의 주민들은 서로 맹렬하게 미워했는데, 마치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피사의 짐꾼까지도 신분이 높은 루카 시민에게 뭔가 신세를 지는 것을 피사에 대한 수치스러운 배신이라고 여겼다. 지금 그 적개심의 흔적이 어디엔가 남아 있을까? 마찬가지로 현재의 프러시아인의 프랑스에 대한 적개심에는 장차 무엇이 남을까? 그러한 감정이 장차 우리의 자손에게, 마치 아테네인의 스파르타인에 대한 증오심이나 피사의 주민의 루카 주민에 대한 증오심과 마찬가지로 보일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다. 사람들은 이윽고 자신들에게는 서로를 공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 자신들의 공통의 적은 빈곤과 무지와 질병이고, 그러한 무서운 불행과 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자신들의 불행한 인류 형제와 결코 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샤를 리세)

 

유럽 여러 나라의 정부는 천삼백억의 빚을 안고 있으며, 그 가운데 약 천백 억은 지난 1세기 동안 진 것이다. 이 막대한 빚은 모두 오로지 군비 조달을 위한 것이었다. 유럽의 여러 나라 정부는 평시에도 400만 명 이상의 군대를 거느리고 있고, 전시가 되면 1900만 명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그 정부 예산의 3분지 2는 빚의 이자와 육해군의 유지에 충당되고 있다. (몰리나르)

 

만약 어떤 여행자가 어떤 외딴섬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집을 탄환이 장전된 대포로 지키고, 주위를 밤낮없이 파수꾼들이 오가면서 경비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도둑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럽 여러 나라도 그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종교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도 미미하다니! 또한 우리가 종교에서 이토록 멀어져 있다니!  (리히텐베르크)

 

전쟁 또는 군인계급이라는 존재를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말라. 명백한 나쁜 일에 대해서 이러니 저러니 논하는 것은 우리의 지성과 감정을 왜곡시킨다./ 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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