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근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관련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최근 '대장동 4인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했던 정민용 변호사가 2015년 2월쯤 공사 이익을 확정한 내용의 공모지침서를 작성해 시장에게 직접 보고하러 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정 변호사의 보고를 받고 '공공이익 확보는 좋지만, 민간 사업자를 모으려면 민간에 수익을 좀 더 줘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그러나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그런 적 없다. 검찰에서 다 설명해 드리겠다”며 부인했다.
이 지사 측도 그간 공모지침서 작성이나 사업 협약 단계에서 공사 측에서 직접 보고를 받은 적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 언론이 재차 보고 여부를 확인했을 때도 "공모지침서 단계에서도 직접 보고 받은 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지사 사퇴 기자회견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 변호사가 직접 공모지침서를 시장에게 보고했다는 논란에 대해 "시장실에서 진행된 합동회의였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사 실무진에게서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음을 시인한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가 한 설계는 어떻게 하면 민간 이익을 최소화하고 공공이익을 최대로 환수하느냐(였다)"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이 대장동 4인방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지사의 최근 발언은 과거 입장과 결이 다른 셈이다.
이 지사의 '오른팔'로 불리는 정진상 당시 정책실장이 황무성 초대 성남도개공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날 한 언론에 공개된 2015년 2월 6일자 황 전 사장과 당시 유한기 개발사업본부장의 녹취록에서 유씨는 "정 실장"을 8번이나 언급하며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 유씨는 이어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일"이라고 밝혔다.
여기에서 거론된 '정 실장'은 정 전 실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황 전 사장 사퇴에 이 지사의 의사도 반영됐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황 전 사장은 결국 그해 3월 초 임기를 절반도 못 채우고 물러났고,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은 유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로 진두지휘했다.
정 전 실장은 그러나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황 전 사장을 불러 유 전 본부장이나 정 전 실장 측에서 사퇴 압박을 받은 구체적 경위, 당시 이 지사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