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살짜리 입양아를 때려 숨지게 한 이른바 '화성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의 피고인 양부에게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했다. 아울러 그의 아내에게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26일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검찰은 양부 A(36)씨와 그의 아내 B씨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A씨에게 당초 적용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중상해)이 아닌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했다.
아동학대 살해죄는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자에게 사형·무기징역이나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한이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검찰은 또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만으로 기소됐던 아내 B(35)씨에게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검찰은 "이 사건 이후 피해 아동이 사망했으므로, 죄명과 적용 법조, 공소사실을 변경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다"며 "A 피고인에게는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며, B 피고인에게는 사망과 관련한 유기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피고인 신문 및 검찰의 구형 등의 절차를 진행한 뒤 심리를 종결할 방침이다. 선고 기일은 같은 달 25일로 잠정 결정됐다.
A씨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경기 화성시 주거지에서 당시 생후 33개월이던 입양아 C(2)양이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나무로 된 등긁이와 구둣주걱으로 손바닥과 발바닥을 수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잠투정을 하거나 말을 안 듣는다며 C양의 뺨을 수차례 강하게 때려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반혼수상태에 빠뜨린 혐의도 받는다.
B씨는 A씨가 C양을 이같이 학대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5월 8일 C양 얼굴에 심한 멍이 들고 몸이 축 처지는 등 반혼수상태에 빠졌음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학대 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즉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가량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C양은 반혼수 상태에서 연명치료를 받던 지난 7월 11일 새벽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둔력에 의한 머리 손상 및 고도의 뇌부종 등으로 확인됐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