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화려하지만 안은 곪았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전 주장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프로배구 V-리그 IBK기업은행 알토스 구단의 불화설과 관련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미심장한 글을 이 같이 남겼다.
김연경은 22일 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겉은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며 “그릇이 커지면 많은 걸 담을 수 있는데 우린 그 그릇을 꽉 채우지도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가 두렵다고 느껴지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IBK기업은행의 불화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과 관련해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IBK기업은행은 서남원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IBK기업은행에는 2020 도쿄올림픽 4강 멤버 김수지와 김희진, 표승주가 뛰고 있어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컸다.
그러나 IBK기업은행 개막 후 7연패를 당했다. 현재 1승 8패(승점 2)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와중에 IBK기업은행 팀 주장이자 주전 세터인 조송화가 최근 서 감독과의 불화 등을 이유로 팀을 이탈했다가 복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고질적인 왼무릎 부상을 안고 있는 조송화와 서 감독의 갈등이 극에 달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팀 김사니 코치도 조송화가 팀을 이탈할 무렵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지난 19일 팀에 복귀한 상태다.
이에 IBK기업은행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팀 내 불화, 성적 부진 등 최근 사태의 책임을 물어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2일 다시 입장문을 내고 “팀을 무단이탈한 조송화에 관해 한국프로배구연맹(KOVO) 임의해지 규정에 따라 임의해지를 결정했다. 이에 22일자로 임의해지 등록 예정”이라 밝혔다.
다만 함께 사의를 표했던 김사니 코치에 대해선 “현재 감독 및 수석 코치의 동시 부재로 김 코치의 임시 대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신임 감독이 선정될 때까지 (김 코치가) 감독대행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 코치는 당장 23일 흥국생명과의 경기부터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 예정이다.
그러나 감독에게 항명한 선수와 코치는 구단에 남고 감독과 단장만이 책임을 진 부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IBK기업은행은 “향후 감독 선임 등 팀 정비, 기강 확립, 선수들 영향 최소화 등 방안을 마련해 배구단이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 및 지나친 욕설은 선수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니 자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