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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가해자’로 남은 전두환…영화로 본 그 시대

[전두환 사망] (上) 영화로 본 전두환 시대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는 말은 전두환 씨에겐 적용할 수 없는 말입니다. 군사쿠데타, 독재, 광주학살 등에 대해 그는 끝내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용서는 잘못을 인정한 자만이 받을 있습니다. 죽어서도 ‘가해자’로 남기를 선택한 전 씨의 수많은 만행 중 일부라도 알 수 있는 영화와 책을 소개합니다. 기억하지 않으면, 역사는 반복합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上) 끝내 ‘가해자’로 남은 전두환…영화로 본 그 시대

(下) 끝내 ‘가해자’로 남은 전두환…책으로 본 그 시대

끝.

 

◇ 영화 ‘남산의 부장들’ / 우민호 감독 / 2020년 개봉

 

 

1979년 10월 26일 일어난 대통령 총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원작은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다. 이 영화에서 전두환은 전두혁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비중 자체가 사실 그리 크지 않은 조연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전두환과 관련 있는 영화로 꼽은 것은 영화 마지막 장면 때문이다. 전두혁은 박통 사망 이후 비어 있는 청와대 대통령실로 몰래 들어가 금고에 있던 스위스은행 계좌 거래 내역서, 금괴 등을 더플백에 챙기고 유유히 나가다 멈추고 고개를 돌린다.

 

그의 시선이 멈춘 곳은 ‘대통령의 의자’였고, 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다. 이어 “대통령 암살로부터 47일 후 신군부세력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또 다른 군사 독재시대의 서막이 올랐다”는 자막이 등장한다.

 

◇ 영화 ‘변호인’ / 양우석 감독 / 2013년 개봉

 

 

1981년 전두환 정권 초기 부산지역에서 실제로 벌어진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됐다. 부림사건이란, 군사독재 정권이 집권 초기에 통치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과학 독서모임 회원이던 평범한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고문한 뒤 기소한 사건이다.

 

극 중 빽 없고, 돈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로 등장하는 송우석(송강호)은 당시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기한다. 송우석은 이 사건 재판에서 완벽에 가까운 변론을 펼쳤지만, 끝내 그들의 구속을 막을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권력을 막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하자 송우석도 시민들과 함께 추모행진을 벌이다 결국 시민들을 선동한 혐의로 구속된다. 하지만 이 사건의 변호를 위해 부산지역 변호사 142명 중 99명이 법정에 출석했고, 이에 송우석은 눈물을 흘림과 동시에 웃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고 그것을 국가보안법으로 포장하려 한 그(전두환)의 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어떠한 권력도 절대 국민의 뜻을 굽힐 수도, 거스를 수도 없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 영화 ‘1987’ / 장준환 감독 / 2017년 개봉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신념을 건 선택을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이 모여 광장의 거대한 함성으로 확산되기까지, 가슴 뛰는 6개월의 시간을 담았다.  

 

특히 극 중 시위에 관심 없는 아주 평범한 소시민 연희(김태리)가,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을 머리에 맞고 의식불명이 된 ‘이한열 피격 사건’을 계기로 군중 속으로 직접 들어가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시민으로 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는 허구의 인물 연희를 통해 당시 ‘6월항쟁’은 일부가 아닌 국민 모두가 이뤄낸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6월항쟁’으로 6·29선언이 나오면서 전두환의 신군부 독재시대는 막을 내린다.

 

◇ 영화 ‘박하사탕’ / 이창동 감독/ 2000년 개봉

 

 

“나 돌아갈래.” 극 중 평범한 소시민으로 등장하는 영호(설경구)의 이 외침을 시작으로 영화는 199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로 역행한다. 과거 영호는 그 시대에 가장 폭력적이고 무자비했던 경찰과 군인의 모습이었다.

 

물론 정체성은 없다. 국방의 의무를 지기 위해 군대를 갔더니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 상부의 지시로 시민들 향해 총을 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경찰이 된 이후에도 데모를 하다 잡혀 온 학생들을 물고문해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영호의 인생은 그렇게 점차 망가져 갔고, 결국 영화 초반 모습인 직업과 가족을 모두 잃은 현재로 시점이 이동된다.

 

군사 독재시대의 탄생과 유지를 위해 자행된 국가 차원의 폭력이 가해자든 피해자든 개인사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자문하게 한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