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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새해에 하고 싶은 일

 

매년 새해가 밝아오면 한 해 동안 실천할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1년 동안 달성하고 싶은 목표들로 리스트를 채우는데 코로나가 심해지고 나서는 학교에 하고 싶은 수업들도 목표 리스트에 포함한다. 2년째 목록에 올라 있지만 달성 완료 쪽으로 넘어가지 못한 수업들은 대체로 거리 두기와 관련이 되어 있다. 올해는 2021년을 시작할 때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니 전면등교도 폭넓게 가능해질 거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 오면 하고 싶은 수업은 스포츠 클럽 활동이다. 스포츠 클럽을 운영하려면 시정표가 코로나 전으로 돌아가서 40분 중간 놀이 시간이 있어야 한다. 평소에 점심시간이 길게 있지만 밥을 먹고 뒷정리하고 나면 20분 남짓한 시간만 남기 때문에 꼭 중간놀이 시간이 필요하다. 코로나 때문에 쉬는 시간까지 줄이는 단축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스포츠 클럽 활동은 어불성설이었다.

 

스포츠 클럽을 하고 싶은 이유는 오랜 기간 같은 운동을 반복하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걸 보는 게 즐거워서다. 반 인원 모두 참여하면서 퇴장이 없는 스포츠를 1년 동안 하면 처음에 운동에 시큰둥하던 아이들도 마지막에는 열정을 불사르면서 뛰어다닌다. 올해는 넷볼이나 풋살 같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장기간 프로젝트로 해보고 싶다.

 

두 번째로 하고 싶은 일은 역시 체험학습이다. 바깥 활동을 많이 할 때는 한 달에 한 번씩은 야외 체험학습을 했었는데 지금은 머나먼 과거의 일이 되었다. 아이들이 교과서나 책을 가지고 배울 때는 시큰둥하다가, 같은 내용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경험하고 나서 학습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걸 느꼈다.

 

체험학습을 떠날 곳도 마음속으로 이미 정했다. 동네 공원, 박물관, 식물원, 천문대 등등 아이들과 함께 떠나면 좋을 곳이 너무나 많다. 여기에 어린이들이 간절히 원하는 놀이공원도 체험학습 장소 리스트에 들어가 있다. 3월부터 마음껏 학교 밖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코로나 기세가 꺾이지 않아서 걱정이다.

 

마지막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느라 제대로 하지 못했던 프로젝트 수업들을 해보고 싶다. 몇 차시짜리의 간단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최소 한 달에서 두 달 동안 끊김 없이 호흡을 가져가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긴 흐름의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거리 두기 단계가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시도할 수 없었다.

 

작년에는 입구에서 끝나는 느낌이었던 코딩 수업을 6개월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수업 마지막에는 아이들만의 코딩 작품을 완성하는 단계까지 가보고 싶다. 또, 책 한 권을 6개월에서 1년 정도 초장기로 읽는 슬로리딩 프로젝트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어디까지나 도전해보고 싶은 목표라서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이런저런 수업 목표들을 세웠지만 가장 원하고 바라는 올해의 교실 모습은 따로 있다. 마스크 없이 아이들이 웃는 걸 보고 싶다. 2년 동안 서로의 눈만 보며 생활했더니 함박웃음 짓는 어린이들을 얼굴을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부디 2022년에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활짝 웃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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