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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방학 동안 연습해 볼 수 있는 교우 관계 처방전

 

초등학교 생활에서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학업보다는 친구 관계가 더 크다. 중,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초등학교는 친구와 사이가 좋으면 만사형통인 아이들이 많다. 학부모 상담을 했을 때 부모님의 걱정도 교우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친구가 없으면 아이 본인도, 부모님도 걱정이 크다.

 

인간관계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같은 게 아니기에 친구 사귀는 법이라는 정답이 있는 메뉴얼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분명히 상황을 나아지게 하는 방법들은 있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걸 어려워하는 소극적인 아이들에게 상담에서 하는 몇 가지 이야기가 있다. 어떤 아이는 상담 후에 정말 친구를 사귀는 데 성공했고, 또 다른 아이는 노력했지만 끝내 혼자인 채로 다음 학년에 올라갔다. 아이 노력과 부모님의 관심 및 협조가 함께 어우러진다면 성공 확률이 더 높다.

 

교우 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첫 번째는 ‘자존감’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글자만 놓고 보면 얼핏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아니다. 대체로 아이들은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고, 사랑받을만한 사람인지 확신이 없다. 자존감이 높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있는 아이들은 교실에서 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부모, 혹은 부모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의 안정적인 애착 관계에서 나온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저절로 자존감이 높아진다. 안정적인 애착 관계는 유아기 때만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상이 반드시 부모여야 할 필요도 없다. 성인이 되어서 다른 성인과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한 후 자존감이 높아진 사례들도 많다. 초등학생이라면 어느 시기든 얼마든지 자존감을 만들어나가는 게 가능하다. 이런 자존감은 자기 확신과 부당한 대우에 맞설 힘을 준다.

 

아이에게 무한한 애정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동시에 교실 안 사회생활에서 벌어질 일들에 연습해야 한다. 가정에선 부모가 배려한다면 대체로 따뜻한 일들만 일어나지만 교실은 거친 파도가 넘실거린다. 상대방이 불편하게 만드는 자극을 줬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너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단, 어떤 것이 진심으로 괴롭히려는 것인지, 어떤 것이 일반적인 수준의 장난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모든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다. 둘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면 조금만 친구들이 건드려도 화를 내는 사회성이 부족한 상태가 된다. 구별하는 방법은 너무 간단한데 실행하기 어렵다. 바로 ‘노’라고 했을 때 상대방이 하던 행동을 멈추는지 안 멈추는지를 보는 것인데 일단 아이들이 ‘노’를 말하는 걸 힘들어한다.

 

거절이 두려워서 상대에게 다 참고 맞춰준다면 상대방은 아이가 싫어하는 행동을 더 자주, 강하게 할 수 있다.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그때그때 표현하되 위트있고 가볍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언어도 습관이라 연습하는 단계를 거쳐야 입에 붙어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거울을 보고 200번, 300번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거절하는 말이 떨어질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방학은 이전까지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아이들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는 시기이다. 작년에 아이가 잘 맞지 않는 친구들 때문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었다면 두달의 시간 동안 애착 관계 재형성과 말하는 연습을 통해서 나아질 수 있다. 3월 2일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친구를 사귀는 아이를 상상하며 꼭 연습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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