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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식 칼럼] 도광양회의 원조, 미국


 

 
‘맹지’란 지적도상 도로와 접하고 있지 않은 땅을 말한다. 개발 가치가 작아서 매우 저렴하다. 지도를 보면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육로가 막힌 맹지이다. 다행히 3면이 바다인 덕분에 해상교통로는 뚫려 있다. 지난 70여 년 동안 우리는 이 해상교통로를 활용하여 외부 세계와 교류함으로써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오늘날 이 땅의 가치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 안에 들어갈 정도로 커졌다.


언젠가부터 한반도가 중심이 된 지도를 거꾸로 걸어놓고 새로운 시각을 강조하는 것이 유행이다. 넓은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시각적 이미지는 북쪽으로 막혀있는 지리적 답답함에서 벗어나 웅비의 나래를 펴는 즐거움을 준다. 요즈음 거꾸로 지도를 다시 바라보니  왠지 모르게 답답하고 불안하다. 오른편은 중국에 막혀있다. 위와 왼편은 일본 열도에 막혀있다. 시원하게 뚫린 넓은 바다는 어디로 가고 갑자기 꽉 막힌 ‘맹해’만 보이는가. 중국은 사드 배치 이후 한한령을 풀지 않고 있고, 일본과는 과거사 재판 문제로 외교적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대한 현 정부의 외교가 너무 저자세라고 비판한다. 일본과의 문제는 보수·진보를 불문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는 짧은 화해의 물결 뒤에 다시 냉랭한 관계로 되돌아갔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관계는 우리 외교의 개방성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 심지어 머나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또한 남의 일이 아니다. 맹지·맹해의 대한민국호는 제대로 가고 있는가.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이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완전하고 당당한 주권국가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기 위하여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할 것이다.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는가. ‘도광양회의 지경학 전략’에 그 답이 있다. 상대와 지정학적 대결 위험을 최소화하고 지경학적 교류를 통한 경제적 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그 토대 위에서 정치·군사·문화적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정도이다. 중국은 도광양회의 지경학 전략으로 G2로 성장한 대표적인 국가이다. 일본은 중국보다 앞서 같은 전략으로 G2가 되었었다. 사실 도광양회 지경학 전략의 원조는 일본도 중국도 아닌 미국이다. 미국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이미 당시 패권국인 영국의 경제력을 추월하였다. 하지만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발생하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영국의 패권에 편승(굴종?)하면서 드러나지 않게 국력을 키웠다. 2차 세계대전의 종료와 함께 미국은 자연스럽게 패권국이 되었다. 미국은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비자발적 패권국이다.


새롭게 탄생할 정부는 과연 어떤 전략으로 맹지·맹해의 현 상황을 극복하려고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