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정책을 정무적,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한다면, 헌법 정신에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오는 6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공약에 대해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교육감은 지난달 3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13일 오전 경기도교육감 관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교육감은 "당선인의 교육 공약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 "자사고나 특목고, 고교학점제 등은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닌 교육계의 공감대와 경험 속에 탄생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없애거나 변경시킨다면 이에 대한 교육적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감선거 참여 연령에 대해서도 입장도 내놨다. 이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연령은 더 낮춰서 고등학교 학생들이 전부다 투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교육감 선거에 학생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하면 연령이 내려가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널리 논의가 돼서 바뀌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6월 퇴임을 앞둔 아쉬움의 소회도 털어놨다. 이 교육감은 "2014년 (교육감으로) 와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세월호에 희생된 학생들과 교사들의 비극적 상황을 어떻게 교육으로 풀어갈 것인가, 슬픔과 좌절을 넘어서 새로운 활력과 미래의 희망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까였다"면서 "그 가운데 과제가 있었다면, 단원고를 어떻게 정상화 시키느냐였고, 그러고나서 어려운 과제는 기억교실 문제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제 제가 안산에 기억교실, 그리고 4·16민주시민교육원을 돌아보면서 이정도 기관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퇴임후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특별히 정해진 게 없다"며 "일단 휴식을 취할 생각"이라고 했다. 교육감선거와 관련, 진보후보 단일화를 묻는 질문에는 "선거 자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단일화에 대해 이야기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교육감은 2014년 경기도교육감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추대돼 당선된 뒤 지난 8년간 경기 교육을 이끌어왔다. 학생 등교 시간을 오전 9시로 늦추고 야간 자율학습과 저녁 급식을 폐지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많은 변화를 끌어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학교 개학이 여러 차례 연기됐던 2020년에는 9월 학기제를 주장했고, 최근에는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 집중하도록 교무실 업무 일부를 행정실로 이관하는 내용의 학교업무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한편 6.1지방선거(경기도교육감선거) 이후 새 교육감은 내년 1월부터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시대를 마감하고, 광교신청사 시대를 열게된다. 광교신청사는 스마트오피스로의 전환를 앞두고 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