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권은희와 골리앗 이상일의 싸움’
용인시 지역 정가에서 최근 확전되고 있는 국민의힘 용인특례시장 후보 경선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일찌감치 권은희·이상일 전 국회의원과 이원섭 전 용인시 을 당협위원장을 예비후보로 압축‧발표했다. 10여 명의 예비후보는 무더기 컷오프 됐고, 한 예비후보는 다음 날 출마선언을 준비했다가 포기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판세가 급변하자 컷오프 된 예비후보들과 기존 입지자들 사이에 ‘합종연횡(合從連衡)’이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일어났다.
당초 유력 후보 행보에 대해 ‘양지만 좇는 전형적인 해바라기 정치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치명타를 입힌 철부지’, ‘거물급 인사에 기대 자신의 존재감만 부각하려는 꼼수주의자’ 등 비난 목소리를 높였던 예비후보 대부분이 그의 품에 안겼다.
유형도 제각각이다. 일찌감치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 물밑 지지를 약속하거나 SNS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지지를 선언하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지지자 명단에 올라가는 등 다양하다.
이와 달리 “외부 명망가가 아닌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는 고언을 남기고 지지를 철회한 사람 등도 있다. 말 그대로 ‘백인백색 (百人百色)’이다.
이들 중 컷오프 발표 일주일 전 모임을 갖고 “유력 후보에 맞서 (우리 가운데) 컷오프를 통과한 사람을 무조건 지지하자”고 결의했던 8인의 행보는 용인 현실정치의 단면을 보였다는 점에서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8인의 결사대’ 가운데 컷오프를 통과한 예비후보는 권은희 전 의원이다.
이들은 20일 권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지지선언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는 정득모 전 예비후보뿐이었다. 이정기 전 예비후보는 코로나 확진으로 유선으로 지지의사를 밝혔다. 8명 중 단 두 명만 권 전 의원의 지지를 선언한 셈이다.
결국 8인의 결사대 가운데 5명은 불참했거나 연락도 닿지 않았다. ‘유력 후보가 결정되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등 다른 이유를 들어 등을 돌렸다. 현장은 찾은 시민들은 ‘이것이 용인 정치의 현주소’라는 반응을 보였다.
권 예비후보는 “갑자기 등을 돌린 이들의 속내를 이해는 하지만 약속과 신의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실망이 크다”며 “순수한 마음이 아닌 자신의 입지만을 위해 조변석개하는 모습을 시민들께서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컷오프 발표 이후 예정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만 21~22일 여론 조사가 남아있으니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며 “누가 더 진정성 있게 당원과 시민들에게 다가가느냐가 당락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원섭 예비후보는 특별히 드러나지 않게 선거운동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