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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식 칼럼]  전쟁 너머 지경학 쟁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새 3개월에 접어들었다. 참혹한 전쟁의 뒤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경학 쟁투는 전쟁 못지않게 치열하다. 유럽은 신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개통을 유보하는 외에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의 수입을 축소하였다. 그리고 러시아를 스위프트 국제금융결제시스템에서 축출하였다. 그 결과 러시아는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국가부도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러시아는 석유·가스 거래 대금 결제 방식을 루블화로 제한함으로써 루블화의 가치를 방어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은 유가 상승으로 경쟁력을 회복한 셰일 석유·가스를 유럽에 수출하는 등 에너지 공급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 산 석유·가스를 싼 가격에 수입하는 이득을 취하고 있다. 게다가 인도는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를 위안화 결제 방식으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쿼드 국가 중 하나인 인도의 이런 이중 행동을 미국은 쳐다 보고만 있다. 전통적 친미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 및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과의 석유 거래 결제 통화로서 위안화 도입을 저울질하고, 중국은 숙원 사업인 페트로 위안화 시대의 조기 실현을 꿈꾸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경학적 대결 구도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월 출범한 (아시아 15개 국가로 구성된) RCEF를 활용하여 세계 최대의 경제권으로 떠오르는 동아시아에서 중심국으로서 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로의 해상 실크로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 방안으로서 미국은 지난 2월 중국을 배제한 자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공급망을 구성하고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구상’을 발표하고 그 실현에 매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대국 간의 지경학 경쟁이 심화되면 지역 제3국들은 정치경제적 불안정에 빠진다. 지난 4월 11일 파키스탄에서는 경제 악화로 인한 민심 이반으로 친중·친러 성향의 암란 칸 정부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불신임 축출되고 친미 성향의 샤리프 정부가 집권하였다. 경제난에 빠진 스리랑카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대신에 인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한국 또한 정권이 교체되고, 신정부는 주변 주요국에 대한 정책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구상과 북한의 지정학적 위협 증대는 변화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사는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닌 법이다. 그 이면에 있는 자국 중심의 이익을 추구 목적을 간파하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신정부는 급격한 정책 변화가 초래할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인식하고 점진적 장기적 시각으로 변화에 지혜롭게 조응하여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