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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당선 ‘13년 진보교육’ 탈환 성공

민선 5기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임태희가 걸어온 길
국회의원으로 정치 입문…노동부 장관, 대통령 실장, 국립대 총장 등
“정치행정 경험, 전반적인 문제 해결 위한 교육감의 자질”

 

◆ 새로운 경기교육, 예견된 탈환

 

“지난 13년간 획일·편향·현실안주된 경기도 교육, 임태희가 바꿔놓겠습니다”

 

지난 4월 17일 임태희 전 한경대학교 총장이 경기도교육감 출마를 선언하며 이같이 각오했다. 임 전 총장은 출마와 동시에 지난 13년간 진보 교육감 시절 경기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며 보수 진영의 탈환을 예고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선거에 진보진영에선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보수진영에서는 임태희 전 국립 한경대학교 총장이 출마했다. 두 후보는 교육감 선거가 2009년 주민직선제로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진보·보수의 1대 1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도는 주민직선제 이후 김상곤에서 이재정까지 빠짐없이 진보진영 교육감을 배출해온 지역이다. 이번 선거는 무려 13년간 이어진 진보 교육의 ‘수성과 탈환’을 놓고 큰 관심이 쏠렸다.

 

두 후보의 양보 없는 치열한 공방 끝에 6월 1일 임태희 후보가 민선 5기 경기도교육감으로 최종 당선되며 보수진영의 탈환을 이끌어내며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 국회의원, 대통령 비서실장 거쳐 교육감까지

 

임 당선인은 1956년 12월 1일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났다. 성남에서 낙생초등학교, 양영중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 경동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고등학생 당시 그는 100m 달리기, 멀리뛰기, 심지어 유도에까지 소질을 보인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하지만 ‘서울 유학’ 후 첫 시험에서 반 46등을 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임 당선인은 유도부 선배들에게 3주 동안 ‘빠따’를 맞아가면서까지 유도 대신 공부에 전념해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결국 그는 공부에 매달렸고 재수 끝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경영학 학사·석사 학위를 땄다.

 

대학을 졸업한 1980년에는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공군 학사장교로 복무 중이던 1984년 권익현 민주정의당 대표최고의원의 둘째 딸 권혜경씨와 결혼해 두 딸을 낳았다.

 

임 당선인은 고향인 성남에서 제16대~18대 3선 국회의원(성남 분당을)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다. 2002년 당시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경제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시절엔 대표 비서실장을, 이후 한나라당 대변인,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이명박 정부 노동부 장관을, 2011년까지는 대통령 비서 실장직을 지냈다.

 

임 당선인은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밤낮없이 일에만 매달렸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큰아이 결혼식 때 노동법 개정 문제로 매일 마라톤 회의가 이어졌다”며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가 점퍼로 갈아입고 노사 협상장으로 향했다”고 소회할 정도로 일에 빠져 살았다. 

 

이후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국립 한경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 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선대본부 총괄 상황본부장, 상임고문, 당선인 특별고문을 맡았다.

 

임 당선인은 20년 이상 탄탄한 정치 경험을 쌓아왔다. 때문에 ‘정치행정전문가’의 ‘교육감’ 출마를 의아하게 여기는 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간의 경험들이 교육감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기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월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총장으로 취임해 청년들과 소통하며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깊이 체험했다”며 “현시대에 필요한 교육은 과연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가의 중요한 직책들을 많이 맡아서 일해왔다. 이제는 국가와 국민으로부터의 과분한 사랑에 보답할 때”라며 “국가 인재를 기르는 의미 있는 일에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다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경기도 교육감에 도전하게 됐다”고 출마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새로운 교육정책의 필요성, 그리고 복잡한 학교 교육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 조정 능력은 현시대가 요구하는 교육감의 표상”이라며 “이러한 능력은 제가 어느 누구보다 잘 갖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학교는 지역사회와 연계해 지역 발전의 중심축으로 기능해 주길 바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며 “정치와 행정에 대한 경험은 현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학교라는 기관에 더욱 잘 부합하는 교육감의 자질”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본인을 “교육행정을 지역사회·국가의 문제로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보고, 또 교육과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교육의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 누리과정, 국가장학금 등 교육 분야 성과

 

여전히 임 당선인을 ‘교육 비전문가’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지만, 실제 임 당선인은 정치 활동 중에도 교육 분야에서 여러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임 당선인은 국회 교육위원으로 활동했고 청와대에서 여러 교육 관련 정책을 주도했다. 먼저 국회의원 시절 유아교육 국가 책임제를 통한 ‘누리과정 법안’을 발의해 대통령 실장 시절 직접 관장·추진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임 당선인은 최근 ▲유치원 전면 무상교육 ▲손주돌봄수당 ▲친환경 급식 제공 ▲‘언제나 돌봄 거점 센터’ 신설 등 다수의 ‘돌봄’ 공약을 내놓았다. 

 

아울러 임 당선인은 고교 졸업 후 취업 청년들이 대학에서 공부하며 일할 수 있는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도입했다. 또 국가장학금 제도를 만들어 국가 교육 시스템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최근 임 당선인은 “40년 이상을 공직자로서 살아왔다.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단 한시도 잊어본 적 없다”며 “경기도교육감으로서 이제 다섯 번째 공직을 수행하려 한다. 이 또한 경기도 유권자와 학부모가 주신 혜택이자 명령”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공직자로서 책임감, 교육 현안을 직·간접적으로 주도한 경험, 현 정부와 코드를 맞출 수 있다는 점 이 모든 고리가 연결돼 오늘의 경기도교육감 임태희를 만든 것이다. 

 

 

◆ 혁신학교 재검토…임태희표 경기교육 제시

 

임 당선인은 출마 선언 때부터 지난 13년간 ‘진보교육’으로 이어져온 경기교육의 현실을 지적하며 동시에 ‘임태희 표’ 공약을 내놓았다. 

 

그가 제일 먼저 날을 세운 현안은 이재정 교육감의 핵심 사업인 ‘혁신학교’였다. 

 

임 당선인은 출마 선언 자리에서 “혁신학교의 취지는 기가 막히게 좋다”고 하면서도 “현장의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사례를 너무나 많이 접했고 일부는 혁신학교 지정을 반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지난달 TV 토론회에서도 “혁신학교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지 않으면 경기교육의 변화는 어렵다”며 “혁신학교는 시험과 숙제, 훈육이 없다. 결국 사교육을 통해 부족한 학력을 보충한다”고 바라봤다. 이어 “혁신학교는 실패작”이라고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글로컬 교육 공동체로 바꿔 나가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재정 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9시 등교제’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임 당선인은 “일방적인 9시 등교 전면 시행은 일선 학교 자율성을 침해하는 불통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9시 등교제는 지역 현황과 가족 현실에 비춰볼 때 획일적으로 적용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획일적인 9시 등교제를 폐지하고 지역 상황에 맞는 등교 시간을 학교 재량에 맡기는 자율성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3년간 ‘획일·편향·현실안주’된 경기교육을 ‘자율·균형·미래지향’으로 바꾸겠다고 선포한 임 당선인의 활약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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