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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파트와 119

성남소방서 소방안전특별점검단장 김학준 소방령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산업사회의 길에 들어서면서 농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하였다. 그러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독특한 인구분포가 형성되었다. 인구의 쏠림현상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5100만 명이라고 한다. 이중 서울과 경기, 인천의 인구가 절반이 넘는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경기 도민의 인구는 1300만 명으로 수원시, 고양시, 용인시는 100만 명을 넘는 거대 도시로 성장하였다.

반면에 경기도 북부에 위치한 연천군의 인구는 4만 3000 명 밖에 되지 않는다. 연천군에서 특히 몇 개 면의 인구는 수백 명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인구밀도가 희박하다.

 

우리 주변에 있는 아파트 한 동의 인구만 추산하여도 수천 명에 달한다. 수십 동의 아파트 단지의 인구를 대충 계산해 본다면 지방의 시군 단위의 인구를 훌쩍 뛰어넘는 계산이 나온다.

 

도시로 몰려드는 인구를 감당하려면 토지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고층 건물을 많이 지을 수밖에 없다. 상수도, 전기, 난방, 교통을 비롯하여 주변에 생활하기 좋은 주거환경이 제공되기에 아파트는 현대인이 추구하는 주거시설이 됐다. 어느 정도의 아파트에 거주하느냐에 따른 빈부를 나누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아파트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입장에서는 편리성을 홍보하며 취약점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이는 오로지 소방의 역할로 여겨지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임에도 피난할 수 있는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므로 재난 발생 시 다수의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시설이다. 또한 아파트로 진입하는 경로에는 무질서하게 주차돼 있는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량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이러한 취약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훌륭한 건물은 오히려 처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아파트에는 옥내(옥외) 소화전을 비롯해 스프링클러설비, 제연설비, 피난설비 등 다양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런 시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사용법을 알고 활용을 하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화재 발생 시에 인원은 지상으로 대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건물 내의 비교적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소방대원의 구조를 기다려야 하는 곳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아파트 옥상이다. 이에 따라 옥상의 피난 안전성 조성을 위해 경기도 공동주택의 옥상 피난설비 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피난 안내선,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등에 대한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나의 주변에 어떠한 소방시설, 피난시설 등이 있는지 숙지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편리하고 안락한 주거생활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소방시설을 활용하고 피난로를 확보하는 것은 차선책이며 모든 재난은 예방하는 것이 최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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