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6월 21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탑재된 ‘누리호’는 매끈하고 날씬한 모습이었다. 발사대를 차고 오른 누리호는 탑재한 인공위성을 고도 700km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다. 그로 인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자력 기술로 위성 발사가 가능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되었다. 우주 강국은 물론 미래 세계의 꿈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위성을 실은 발사체의 발사가 언제든 가능한 만큼 우주 개발에 독립적인 ‘우주 주권’을 확보한 셈이다. 이는 37만 개의 부픔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작동하게 하는 첨단 기술이 있었고 2010년부터 연 1000여 명과 300여 개 국내 기업 인력과 예산과 투지력과 단합된 가슴들의 뜨거운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
『달로 가는 길』이라는 마이클 폴 린스의 책을 읽으면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1961년 소련이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하자 위기감을 느낀 케네디가 1960년대가 끝나기 전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고 선언했다. 그 결과 1969년 아폴로 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여, 한 세대를 매듭지었다. 미국은 달에 사람을 보낸 첫 번째 국가가 되었다. 달에 갔을 때 암스트롱, 올드린, 폴 린스가 뽑혔는데 달 착륙 승무원 폴 린스는 뽑히지 못해 달 표면을 걷는 기회를 잃었다고 했다. 대신 그는 오직 그만이 누릴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두 명의 동료가 달에 내려가는 동안 그는 혼자 사령선에 남아 달이 궤도를 돌면서 아담 이후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그 ‘고독의 순간’을 경험했다고 한다.
우주 비행이 가능한 것은 ‘만약에’라는 두려움을 이겨내게 했던 서로에 대한 신뢰요 우주 비행사의 용기이다. 그것은 수백만 개의 부속과 부품을 만들에 내는 사람들로부터 모든 장치가 99.9% 성공보다 ‘만약에’가 없는 100% 가능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폴 린스는 우주를 이해하는 것은 지구를 가강 잘 이해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리고 달은 너무도 상처가 많고 황량했다고 하였다.
책 속에는 문학적 천재들의 촉감이 있다. 최선을 다한 촉감이다. 누리호에는 대한민국 과학자들 촉감이 있을 것이다. “드디어 발사에 성공했다.”라고 아나운서가 목청을 높이면 등장하는 장관이요 정치인보다는 평생을 연구실에서 집무실에서 자기 생명을 소진해가며 목적 하나만을 생각하는 과학자요 우주 기슬연구소의 연구사요 기업체 기술인들의 촉감일 것이다. 그들을 위한 그들의‘우주의 날’(6월 21일)이라도 제정해 기념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들은 어떠한 정신 자세로 ‘누리호’를 고흥에서 쏘아 올렸을까! 조선인으로서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을 노래하면서 달 속 계수나무를 가져다 초가삼간 집 지어 부모 모시고 살고자 했던 사람들, 그리고 지붕 위로 박 넝쿨을 끌어올려 달 같이 환한 박 덩이를 쳐다보며 꿈꾸어오던 조상들! 종이로 비행기를 만들어 허공에 띄우며 ‘떳다 떳다 비행기’라고 노래한 조상들 예지(豫知)와 디엔에이가 오늘날 ‘누리호’에 닿아 있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