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민주화의 성과로 1991년 부활한 지방자치가 올해로 32년째를 맞았다.
지난 6월 1일 치렀던 선거에서 당선된 김포 김병수 시장을 비롯한 대다수 목민관은 지역민들에게 감사의 절을 올린 뒤 서민 경제와 일상생활에 밀접한 사안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제히 업무에 들어간 경기도 31개 자치 단체장들은 민생 현장을 돌며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김포시의회 의원들은 의회를 구성해 지역민의 의견을 듣기는커녕, 출발도 하지 못하고 아예 멈췄다. 시와 완전 대비 되는 상황이다.
이유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을 두고 여야가 정면충돌해 민선 8기 업무가 시작된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원 구성도 못 했기 때문이다.
이번 6.1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7명 동수로 구성된 김포시의회는 지난 7대에는 민주당이 시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차지했다.
그러나 사정은 달라졌다. 이번 제8대는 3선 2명과 재선 2명 등 다선 시의원들이 포진한 국민의힘이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맡고 여기에 행정복지위원회, 도시환경위원회, 의회운영위원회 등 3개 상임위 위원장을 전반기 2석, 후반기 1석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전·후반기 의장을 맡는 만큼, 전·후반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은 전반기 2, 후반기 2석을 주지 않으면 절대 합의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어 의장단 구성에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시민들은 지방자치 30년을 넘어선 만큼 지역민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것인지 주어진 임기 4년 동안 고민을 해도 모자란 판에 민선 8기 첫걸음을 떼지도 못하고 싸움부터 시작하는 것은 실제 자신들의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비난하고 있다.
심지어 배려와 양보도 모르는 의원들이 ‘깜’이 되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몇 안 되는 김포시의회 의원들의 원 구성도 제대로 협치 못 하고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는 모습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비난의 이유다.
만약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끝내 지역의 현안 사업에 막대한 차질을 준다면 이것 역시 의회의 본분에 먹칠하는 꼴이다.
선거 내내 분명 지역구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며 약속했지만 실상은 배려와 양보는 온데간데없고, 계속 이대로 간다면 주민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앞선다.
시의회 정치는 타협과 양보를 통해 원만히 합의하는 것이 원칙인데 자리를 놓고 이렇게 원 구성까지 지연하고 있는 의원들을 보니 새삼 정약용 선생의 애민 정신이 생각난다.
실제 지난 2016년 김포시 공직자들은 청렴한 공직질서 확립과 청렴 마인드 확산을 위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 정신을 본받고자 청렴 문화 체험교육을 받았다. 이후 공직자들의 마음과 자세가 달라졌다고 평가받은 사실을 의원들도 깊이 되새겨야 한다.
선출직도 공직자라 할 수 있다. 부디 김포시의원들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고통받는 백성들을 생각하며 지은 목민심서(牧民心書)를 항상 가슴에 담고 빠른 시일 내에 원 구성을 합의해 큰 발자취를 시작하길 당부한다.
[ 경기신문 = 천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