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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개봉영화] 흩어지고 부서지는 한 가족의 여름밤

 

초록밤

장르 : 드라마

출연 : 이태훈, 김민경, 강길우

감독 : 윤서진

 

싱그러움, 생명, 편안함 등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대표적인 색 ‘초록’. 이 초록색을 죽음, 우울함, 어둠의 상징으로 사용한 영화가 있다.

 

영화 ‘초록밤’은 어느 평범한 가족에게 예기치 못한 죽음이 드리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작가주의적 영화 언어로 구축해 담아냈다.

 

 

집주인이 집을 내놓아 새로운 거처를 알아봐야 할 처지에 놓인 30대 청년 ‘원형’과 그의 가족.

 

‘어머니’는 도시의 수많은 아파트들을 바라보며 집 없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평생을 성실히 일해 왔지만 마음 편히 몸을 뉘일 방 한 칸 없는 현실, 아파트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버지’는 이 답답한 상황을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그러던 어느 날 원형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원형의 가족들은 서둘러 장례를 준비한다.

 

영화는 윤서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지난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상, 시민평론가상, CGK촬영상 등 3관왕에 올라 주목 받았다.

 

 

'초록밤'은 100컷이라는 일반적인 영화에 비해 적은 컷으로 구성됐다. 최소한의 촬영과 대사로 관객이 작품에 대해 생각할 여유를 만드는 독창적인 형식이다.

 

영화가 인물의 ‘감정’을 파고들며, 보다 과감한 시도를 감행한 것은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감독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영화와 영화가 아닌 것의 차이가 무엇일까 궁금했다”는 감독은 처음 이야기 중심의 드라마였던 70장가량의 ‘초록밤’ 시나리오를 30장 분량으로 줄여, 이야기의 빈자리에 감정을 형상화하는데 공을 들였다.

 

 

그렇기에 상황과 감정을 전달하는 데 있어 배우들의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가장 먼저 캐스팅을 확정지은 강길우 배우를 비롯해 이태훈, 김민경, 오민애 등 연극과 텔레비전에서 내공을 쌓은 중견 배우들이 대사를 비우고, 감정을 채우며 이를 뒷받침했다.

 

원형을 중심으로 ‘원형’의 가족과 친척 그리고 연인의 관계성을 구축한 배우들의 호흡은 이야기의 느낌을 완벽히 전달한다. 결혼을 미뤄둔 채 모텔을 전전하는 8년차 연인, 부의금을 두고 투닥거리는 가족들, 가부장적인 소시민 가장의 모습 등 현실적인 묘사로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이야기를 완성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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