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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거리’ 등 음악이 흐르는 경기도 여행 명소 5

도서관에서 국악관까지… 경기관광공사 추천 음악 여행지

 

사람의 정서적 불균형을 치유하는 강력한 치료제 ‘음악’. 성난 파도 같은 마음을 잠재우고, 밋밋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여기에 아름다운 풍경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 우리를 매혹적인 음악의 세계로 이끄는 경기관광공사 추천 음악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 책장이 넘어가고 음악이 흐르는, ‘의정부 의정부음악도서관’

 

의정부 장암발곡근린공원에 자리한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음악과 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음악 전문 공공도서관이다.

 

오랫동안 미군 부대가 주둔한 의정부의 지역색을 살려 블랙 뮤직(힙합·R&B·재즈·블루스·소울 등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주도한 음악)을 특화 장르로 선정했다.

 

 

1만㎡ 부지에 들어선 3층 규모 도서관은 음악·책·공간이 어우러진 예술적 아지트다. CD 6280여 장, LP 1200여 장, 음악 주제의 책 1180권(2022년 3월 기준)에서 보물 같은 음악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음악 도서관인 만큼 책과 함께 CD·LP·DVD·악보 등 음악 자료를 대여해준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사서컬렉션’을 추천한다. 매달 도서관 직원들이 주제에 맞는 책과 음악 자료를 추천해준다.

 

도서관의 백미는 3층 뮤직스테이지. 여러 음악 장르를 아우르는 CD와 LP를 비치, CD 플레이어나 턴테이블로 아날로그 음악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 고사양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오디오룸, 스타인웨이 자동 연주 피아노가 있는 뮤직홀에서 연주를 감상해도 좋다.

 

 

◇ 한국 록의 발원지, ‘동두천 두드림뮤직센터’

 

한국 록 음악의 대부 신중현. 그는 보산동에서 한국 최초 록 밴드 ‘Add4(애드 포)’를 결성하고 무대 경험을 쌓았다. 보산동을 ‘한국 록의 발원지’라 일컫는 이유다. 조용필, 패티 김, 나미 등 당대 최고 가수들도 이곳을 거쳤다.

 

미군 부대 재배치 후 쇠락한 골목에 생기가 돈 건 2017년 두드림뮤직센터가 개관하면서부터다. 원도심을 되살리기 위해 지어진 공간은 50여 년 전 보산동에 울려 퍼지던 ‘록 스피릿’을 이어가고 있다.

 

두드림뮤직센터 건물의 전신은 남루한 관광클럽. 오래된 클럽을 한국 밴드음악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곳으로 재탄생시켰다. 3층 규모 건물의 1층에는 100석 규모의 공연장, 2층에는 전시실, 3층에는 녹음실과 연습실이 자리한다.

 

공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곳은 단연 1층 공연장. 예술가와 관객석 간의 거리가 어른 발자국으로 고작 대여섯 걸음일 정도로 가까워 말 그대로 ‘코앞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월 2회씩 정기 공연을 열고 있다.

 

‘두드림뮤직센터’ 카카오톡 채널 추가 후 신청양식을 작성하면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주말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선착순 100명).

 

 

◇ 기차에 낭만을 싣고… ‘가평 음악역1939’

 

음악역1939는 구 가평역 일대 3만 7257㎡(1만 2000평) 부지에 자리한 음악 복합문화공간이다. ‘1939’는 가평역이 개장한 해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2019년, 음악역1939가 조성됐다.

 

이곳을 상징하는 콘트라베이스 조형물은 실제 콘트라베이스를 5배 크기로 확대한 10m 높이로, 음악도시 가평을 의미한다. 밤이 되면 조형물은 빔프로젝터로 변신해, 저녁 8시부터 밤 10시까지 뮤직센터 벽에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를 보여 준다.

 

방문객이 주로 머무는 곳은 실내 공연장, ‘1939 시네마’ 영화관, 북카페 등을 갖춘 뮤직센터다. 공연장에서는 연간 25개의 음악 프로그램이 열리는데,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G-SL(가평 Saturday Live)은 금방 매진이 될 만큼 인기다.

 

야외공원에는 경춘선 기차 여행을 추억할 수 있도록 ‘시간여행거리 열차’라는 이름으로 실제 운행하던 무궁화호 열차를 전시해, 볼거리를 더한다. 멈춰 선 열차는 경춘선 주제의 책과 시, 1980년대 강변가요제 음반으로 채워져 그 시절을 추억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 아직도 생생한 ‘마왕’의 흔적, ‘성남 신해철거리’

 

1988년 대학가요제에 혜성같이 등장해 ‘그대에게’를 열창하던 풋풋한 뮤지션, 록 밴드 N.EX.T(넥스트)에서 수많은 명곡을 남긴 록커, 라디오에서 ‘마왕’으로 불리며 청춘들을 다독이던 DJ. 2014년 10월, 의료사고로 세상을 뜨기까지 신해철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뮤지션이었다.

 

신해철거리는 그의 삶과 음악을 기리는 거리다. 그의 작업실이 있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 신해철 동상을 중심으로 한 160m 구간이다.

 

밴드 넥스트의 첫 글자, ‘n’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길의 시작을 알린다. 신해철 동상은 살짝 굽은 등에 마이크를 잡은 손,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올린 그의 포즈를 재현했다. 또한 가로수마다 노래 가사를 적은 안내판을 세워 마왕 특유의 철학적 노랫말을 곱씹으며 거리를 거닐 수 있다.

 

입구 계단을 오르면 왼편 건물 지하에 그의 음악 작업실이 있다. 마왕의 음악과 정신이 집결된 곳. 서재에는 책이 빼곡한 서가와 소파, 테이블이 고스란히 놓여있다. 음악 작업실에는 그가 피우던 담뱃갑, 미니 칠판에 직접 쓴 마지막 스케줄 등 마왕의 흔적이 유난히 짙게 남아 있다.

 

 

◇ 오선지에 새겨진 구전 민요 ‘평택 지영희국악관’

 

‘국악 천재’ 지영희. 1909년 평택시 포승읍에서 태어난 그는 국악의 대중화·현대화·세계화를 이끈 기념비적 인물이다.

 

평택호관광단지에 자리한 지영희국악관은 지영희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한다. 생전에 사용한 해금과 피리, 태평소, 친필 악보 등 소장품도 볼 수 있다.

 

161㎡(약 48평)의 전시관에는 조선 최고 무용수, 최승희와 세계 순회공연을 다니던 젊은 날부터 하와이에서 눈을 감은 말년까지 그의 생애가 담겨 있다.

 

구전 민요 채보(곡조를 듣고 악보로 만듦), 국악관현악단 창단, 한국인 최초 미국 카네기홀 공연 등 그의 업적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중에서도 제일은 민요를 오선지에 옮겨 국악의 얼을 집대성한 일이다.

 

지영희는 7년간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떠돌며 사람들이 부르는 민요를 녹음했고, 그렇게 모은 소리를 오선지에 남겼다. 그전까지 국악은 악보가 없었다. 국악인들은 스승의 입을 통해서만 가락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

 

그 결과 ‘강강술래’, ‘정선아리랑’, ‘매화타령’ 등 수백 곡의 민요를 보존할 수 있게 됐다. 비파와 아쟁 같은 국악기를 직접 개량하고 국악 장단을 서양 관현악으로 편곡해 국악 오케스트라를 가능케 한 것도 지영희의 공적이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아티스트(artist) → 예술가

 

(원문) 아티스트와 관객석 간의 거리가 어른 발자국으로 고작 대여섯 걸음일 정도로 가까워 말 그대로 ‘코앞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고쳐 쓴 문장) 예술가와 관객석 간의 거리가 어른 발자국으로 고작 대여섯 걸음일 정도로 가까워 말 그대로 ‘코앞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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