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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종합건설 인천 아파트 공사현장서 산사태…주민안전 위협

3일 새벽 쏟아진 폭우에 토사 수십 톤 주거지 덮쳐
사업현장, 정상부 57m 구릉성 산지…평균 경사 16.1도 달해

 

“새벽에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습니다. 산사태나 마찬가지였어요.”

 

4일 오전 찾은 인천 연수구 옥련2동. 동네 곳곳에는 전날 새벽 폭우에 뒷산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쓸려 내려온 흙과 모래가 가득하다.

 

인부들은 분주하게 물청소를 했지만, 근처 빌라 주차장을 비롯한 도로와 골목에는 마른 토사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막힌 하수구와 빗물받이를 뚫기 위한 준설차도 이틀 내내 동네를 훑고 다니느라 바쁘다.

 

한 빌라 뒤에는 전날 쏟아진 토사물을 담은 1톤짜리 마대 50여 개가 줄지어 있다. 흙탕물에 잠겼던 공유형 전동킥보드 10여 대도 갈 곳을 잃었다.

 

 

산사태는 여기서 20년을 살았다는 A씨의 집 정원도 덮쳤다. 집 바로 뒤 언덕 공사현장 펜스를 뚫고 내려온 토사로 초록빛 잔디는 황색으로 뒤덮였다.

 

뒷마당의 의자와 항아리는 흙에 파묻혀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다. 쌓인 흙만 70㎝가 넘는다. 정성스레 가꾼 관상용 소나무와 꽃이 가득했던 화분은 어디에 있는지 가늠할 수도 없다.

 

A씨는 “집 뒷산에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고부터 비가 많이 올 때면 흙이 조금씩 쓸려 내려오곤 했다”며 “폭우로 배수가 잘 안 됐는지 공사현장 울타리가 뒤틀려 산사태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현장 펜스 사이로 배수관이 있지만 크기가 너무 작다. 나무를 다 벌목해 아파트를 짓는데 폭우를 대비한 조치가 미흡했다”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공사 재개 전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산사태가 난 곳은 연수구 옥련동의 ‘KTX송도역 서해그랑블 더파크 아파트’ 공사현장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2020년 연수구와 서해종합건설이 협약을 맺었다. 전체 사업부지 6만㎡ 중 30%(1만 7933㎡)에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는 공원이 들어선다.

 

아파트와 공원이 생기는 이곳은 정상부가 57m에 이르는 구릉성 산지다. 평균 경사도는 16.1도에 달한다. 아파트용 땅 20m 아래는 빌라들이 줄지어 있어 쏟아져 내린 토사물에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환경영향평가서에도 '계획지구를 조성할 때 절·성토작업에 따라 토양의 통기성, 보수력, 배수성 등 형질변형으로 인해 비가 올 때 표토 유실이 예상된다며 처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서해종합건설 관계자는 “토사 유출 대비를 했지만 전날 새벽 시간당 40㎜에 달하는 폭우가 내려 소용이 없었다”며 “현장의 나무를 벌목하고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기존 우수관 용량을 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피해 세대 집계와 복구를 진행 중이다. 배수 대책 등을 마련해 연수구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사고 발생 원인자인 시공사에서 피해 복구 등 책임을 지기로 했다”며 “벌점부과부터 최대 공사중지까지 행정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펜스(fence) → 울타리

 

(원문) A씨는 “집 뒷산에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고부터 비가 많이 올 때면 흙이 조금씩 쓸려 내려오곤 했다”며 “폭우로 배수가 잘 안 됐는지 공사현장 펜스가 뒤틀려 산사태가 났다”고 말했다.

(고쳐 쓴 문장) A씨는 “집 뒷산에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고부터 비가 많이 올 때면 흙이 조금씩 쓸려 내려오곤 했다”며 “폭우로 배수가 잘 안 됐는지 공사현장 울타리가 뒤틀려 산사태가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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