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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흔둘의 여린 동심 구경분 작가, "열심히 배우고, 생각하며 사랑하라"

 

 

“나는 사람들이 왜 쓰냐고 물으면 그냥 좋아서 쓴다고 합니다. 동시와 동화와 시 쓰는 것이 즐겁고 쓰지 않으면 죄짓는 것 같습니다. 언제 쓰냐고 물으면 아무 때나 쓴다고 말합니다. 글이라는 것이 써야겠다고 책상에 앉으면 그냥 써지는 것이 아니기에 밭에서 풀을 뽑거나 요리를 하거나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생각이 떠오르면 벌떡 일어나 글을 씁니다. 생각은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워지고 잊혀지는 것이라 그때 잡지 못하면 내 것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구경분(72)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습관과 자세에 대한 설명이다.

 

이 말을 통해 언뜻 평범한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구 작가의 글쓰기가 얼마나 일상화되고 소재에 대한 탐구가 치열한가를 알 수 있다.

 

구경분 작가는 인천교대를 졸업하고 38년 동안 초등교사로 재직했으며 지난 1991년 한국아동문학연구회지를 통해 동시 작가로 등단한 이후 ‘구경분 야생화 동시화집’, 동화집 ‘띨띠리 동주’ 외 7권, 시집 ‘얼레리 꼴레리’ 외 3권을 출간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구 작가는 늘 자세가 꼿꼿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도 명확하고 섬세하고 소박하고 천진난만(天眞爛漫)하다. 이러한 모습은 어쩌면 초등교사로서 아이들의 본이 되고자 하는 선생님의 자세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마음이 자동화된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동화와 동시 작가로서 마음이나 언어도 어린이처럼 순수하지 않으면 감동을 가져올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구 작가는 자신의 글쓰기를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동시나 동화 속에는 질펀한 욕을 쓸 수 없고, 험악한 말도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늘 마음을 정갈하게 닦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

 

구경분 작가의 이러한 소신과 자세는 모든 작품 속에 녹아들어 아이들의 가슴에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와 노래가 되었으며, 구 작가의 치열한 작가정신은 ‘교원문학대상’, ‘인천문학상’, ‘한국교육자 대상’, ‘제36회 인천시문화상’등의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 작가는 인천시 강화군에 ‘참나리 동시 동화 나라’라는 글방을 마련하여 집필하고 있다. 그의 집은 원룸으로 꾸며졌는데 방 자체가 그의 동시와 시화들로 꾸며져 있다.

 

작은 텃밭이 있고 잔디가 깔린 정원에는 아담한 정자가 시골 풍경을 자아내며 사람이 다가가면 깡깡 거리는 애완견들의 모습이 동화처럼 정겹다.

 

‘쓰는 것이 즐겁다’는 구 작가는 계속 공부하고 노력해야 창작 의욕도 높아지고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는 만큼, 겪은 만큼 글로 피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학생들 입시 공부하듯 하는 그런 공부가 아니라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이곳저곳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일, 선후배 작가들에게 받는 모든 책과 보고 싶은 책을 읽는 일, 날마다 오는 신문을 읽는 일,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세심히 살펴보는 일, 타인의 말을 경청함과 동시에 말하는 태도와 음성까지도 세세히 살펴듣는 일 등등, 이러한 간접경험을 하는 일들이 작가로서의 자세며 공부라고 생각하고 오늘도 열심히 배우고 생각하고 쓰고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 경기신문 = 최연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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