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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기도

 

기도의 보람은, 네가 가장 선한 순간에 도달했을 때, 네 가슴속에 삶의 의의에 대한 최고의 깨달음을 주는 것이다.

 

  신에게 봉사하는 내적 형식으로서, 신의 은총을 구하는 수단으로 이해되고 있는 ‘기도’란 공허한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원래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존재인 신에게 언어로 자신의 소망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도에 의해서는 우리는 본질적으로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으며, 또 신의 계율로서 우리의 마음에 각인된 의무의 하나를 수행한 것도 아니므로, 결국은 실제로 신에게 봉사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모든 행위를 통해 신을 기쁘게 하려는 마음으로부터의 소망, 다시 말해 우리의 모든 행위가 바로 신에게 봉사하는 거라는 마음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소망 속에는, 우리의 마음에 절대적으로 내재해야 하는 기도의 정신이 들어 있다. 이 소망에 언어와 형식을 부여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마음에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수단일 뿐이다. (칸트)

 

  이따금 어린아이처럼 누군가에게(신에게) 호소해 도움을 청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것은 좋은 감정일까? 아니다. 좋지 않다. 그것은 나약한 마음이고 믿음이 없는 것이다. 뭔가를 간절히 소망하는 기도가 남에게는 독실한 신앙행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원래 악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뭔가를 소망할 필요가 없다. 만약 자신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당연히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난 것일 뿐이고, 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불신의 결과이므로, 자기 스스로 반성하고 변해야 한다는 증거이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아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 주시는 줄 안다. 그러니 그들을 본받지 말아라. 너희의 어버이께서는 구하기도 전에 벌써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 (마태복음 6장 7-8절)

 

정직하고 진지한 한 시간의 사색은 열광적으로 신을 숭배하는 일주일보다 고귀하다. 그 신에 대한 숭배가 행위가 되어 나타나지 않는 한. (해리슨)

 

  끊임없이 기도하라. 가장 필요하고도 어려운 기도는 나날의 생활 속에서, 신에 대한, 그리고 그 법칙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떠올리는 일이다. 놀라거나 화내고 곤란을 겪거나 무언가에 열중할 때, 곧 자신은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라. 그것이 기도이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노력하면 곧 습관이 될 것이다. 

 

내 마음속의 빛, 속의 빛이란 말로 하기가 어려운 건데, 있기는 분명히 있지 않아요? 무슨 이상한 걸 봐야만 아는 것이 아니지요.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그건 있어요. 깊이 생각해보면 우리 속이 캄캄 어두울 때가 있고 밝을 때가 있단 말이에요. 그건 우리가 환히 아는 일, 우리 정도로도 그것은 아는 거지요.


그런데 밝은 때가 있다고 해서 내가 힘써 된 거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니에요. 또 캄캄하다고 해서 내가 그러고 싶어 그런거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지요. 어쨌거나 마음이라고 하는 세계에 들어가면 아직도 이치로만 다 설명이 안 되는, 분명 그런 것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함석헌)/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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