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명절을 혼자 세상과 단절되어 보낸 분들은 얼마나 될까. 한국 사정도 그리 다르지 않겠지만 일본의 경우 홀로 지내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남성은 60%, 여성은 30%가 명절 동안 혼자 지냈다고 한다. 혼자 사는 생활방식이 나이 들어 혼자 사는 것을 불행한 인생으로 여기는 등의 편견이 붙는 고독한 삶이 아니라, 가족들과 동거할 때보다 행복지수가 더 높을 수 있다.
하지만 혼자 사는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 필요한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요양 시설이 아닌 내 집에서 자유롭게 지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과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가족 이외의 친구나 지인들과 소통과 교류도 꾸준해야 한다.
둘째는 장기요양보험 등 돌봄 제도를 통한 지원과 미리 마련해둔 노후자금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요양 시설보다 나은 삶이 가능해지고, 시간이 지나 스스로의 선택권이 아닌 타인의 결정에 의해 언제든 요양 시설로 옮겨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낼 수도 있다.
요양복지 실현 과정에서 맨 처음 맞닥뜨리게 되는 이슈 가운데 하나로 욕창 관리가 있다. 최근에, 1cm 수준으로 욕창 관리를 받아온 요양환자가 폐렴, 당뇨 등 합병증으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 후, 20~30cm로 커진 욕창을 지니고 시설로 돌아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임종을 맞이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기저귀 교체만 제때 해주었어도 관리가 잘 되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곁들인 얘기다.
지난 2분기를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사상 최저치라는 발표가 있었다. 2019년에 출산율 0.92가 발표되었을 때에도 큰 충격과 함께 쏟아지는 정책들로 요란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백약이 무효였던지 최근의 출산율 0.75는 더욱더 충격적이다. 이는 OECD 국가 기준 최저치이며 출산율 1.0 미만인 유일한 국가로 이대로라면 지구촌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가볍게 흘려들을 수만은 없는 위기 상황이다.
양육을 위한 내 집 마련은 물론 전세 주택마저 감당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육아 생활비, 교육비 지출 부담 등으로 그간의 출산·결혼 장려 정책들이 수없이 발표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노인복지와 육아복지 차원에서 고령화·저출산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 돌봄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구호와 정책이 주도해온 기존의 육아돌봄, 노인돌봄이 스마트 돌봄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요양시설, 병원 중환자실, 어린이집, 산후조리원,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곳을 대상으로 디지털헬스케어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돌봄시스템 구축과 함께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수혜자인 요양환자와 영유아를 중심으로 돌봄코디(요양보호사, 간병사 등), 구매자(요양시설, 육아부모), 정부·공공기관(보건복지구, 보건소 등)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체계적으로 구분·정리해야 한다.
민간부문에서도 공급망 혁신과 ESG 관점의 경영전략 실행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시스템 개발과 플랫폼 구축을 통해 노인복지와 육아복지를 중단없이 실현해 가야 한다.
무엇보다 육아 중인 부모나 돌봄 코디 모두가 최소한의 디지털 헬스케어의 도움으로 눈물과 사랑이 넘치는 스마트한 돌봄인이 되도록 정책적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