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우후죽순’ 마약범죄, ‘유명무실’ 치료기관…깊어지는 ‘마약의 늪’

마약 사범 폭증하는데 전문 치료기관 부족 등 ‘유명무실’
“21곳 중 실질 운영 세네곳 뿐…예산·지원 부족, 돌봄 어려워”
마약 중독 A씨 “병원서 독성 빠질 때까지 방치가 전부…갈망감 엄청나”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마약의 늪’에 빠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적고, 적합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마약의 몽환에서 탈출해 희망을 꿈꾸는 이들의 여정을 담아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우후죽순’ 마약범죄, ‘유명무실’ 치료기관…깊어지는 ‘마약의 늪’

② “마약, 감당할 수 없는 행복?”…중독자들이 희망을 꿈꾸기까지

③ ‘마약의 늪’ 탈출구는…‘치료·재활’로 재범 막아야

 

 

국내 마약 사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 의료 체계가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약 사범은 85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562명)보다 13.4% 증가했다. 지난해 마약 압수량도 1296kg으로, 2017년의 155kg에 비해 8배 이상 폭증했다.

 

더구나 의료용 마약이 불법유통 되고 합성대마 등 저가의 신종 마약이 온라인 거래를 통해 유통되는 등 마약 범죄는 우리 사회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남부의 마약 사범은 2018년 1,679명, 2019년 2,063명, 2020년 2,430명 등 증가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2,107명으로 잠깐 주춤했다.

 

북부는 2018년 467명, 2019년 544명, 2020년 816명, 2021년 712명이 검거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8월까지 720명이 검거됐고, 이후 사건까지 반영하면 마약 사범은 지난해 대비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마약 사범이 급속도로 불어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치료’ 환경은 잘 갖춰져 있지 않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 병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를 위해 지정한 의료 기관은 도내 3곳을 포함해 전국에 총 21곳 뿐이다.

 

이들 21개 병원에선 지난 5년간 총 1,130명의 환자를 치료보호했는데, 그중 도의 세 병원은 각각 20명, 2명, 0명에 불과한 실적을 냈다.

 

 

게다가 이같은 의료기관들은 대부분 종합 진료 병원인데다가, 중독과가 있더라도 알코올, 도박, 인터넷 등 타 질병과 병행 운영되고 있다. 마약 치료만을 위한 전문적인 의료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마약 중독 경험이 있는 이들도 현재의 치료 방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지적한다. 

 

마약 중독으로 세 번의 입원 생활을 했다는 A(26) 씨는 “병원에서는 그냥 디톡스, 독성이 빠질 때까지 약을 못하게 방치해 놓는다”라며 “그 기간 동안 갈망감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예산이나 지원이 충분치 않다 보니 병원 측에서도 운영할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며 “전국 21곳 중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서너군데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약물치유재활센터 ‘다르크’의 임상현 센터장도 “사실 가족도 감당하기 힘들어 병원에 보내는데 의사들도 힘들기 때문에 전문 병원이 없는 것”이라며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은 가치관도 바뀌고 행동적으로도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병원이 있어도 필요한 부분에 대한 돌봄을 잘 못 해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