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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숨 쉬는 ‘교하 습지’의 15년 사진 기록

사진작가 황헌만, ‘습지, 새들에게 안부를 묻다’ 발간

 

◆ 습지, 새들에게 안부를 묻다 / 황헌만 지음 / 소동 / 208쪽 / 3만 5000원

 

‘교하강 일대는 거대한 습지로서 생태계의 보고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해 밀물 때면 서해 바닷물이 밀려 올라온다. 겨울이면 강이 얼어 생긴 유빙이 물살을 역류해 올라오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먹이가 풍부하여 텃새, 철새, 나그네새, 길 잃은 새 등 온갖 새들의 식당이자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서문’ 중에서)

 

‘습지, 새들에게 안부를 묻다’는 사진작가 황헌만이 15년간 기록한 교하 습지 모습을 담은 책이다.

 

저자가 처음 기록을 시작했던 2008년 무렵에는 교하 들판에서 농부와 새가 친구인 듯 서로를 좋아했고, 공릉천에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새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에 담긴 새들만해도 재두루미, 황조롱이, 큰고니, 개리 등 60여 종에 이른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교하에도 개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교하 들판과 교하강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강의 마지막 지류인 교하강(공릉천 하류)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교하 들판을 흐르며 거대한 습지를 이루고 있다. 특히 민간인통제구역인 일부 지역은 다른 곳보다 더욱 잘 보전된 생태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생태의 보고였던 이 교하 습지가 최근 개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습지에서 볼 수 있던 새와 생물종의 종류와 수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리면 안 되는지, 자연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고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무분별한 개발 앞에서 자연이 어떻게 무력해지는 지에 관해 말하고자 한다.

 

개발이 진행되며 교하의 풍경은 계속해서 변해갔다.

 

저자에 따르면, 10년 전에는 농부가 논을 갈면 백로가 따라다니며 먹이를 찾았고 농부들은 추수가 끝나도 새들을 배려해 볏짚을 일부러 논에 뒀다. 그러나 이제 볏짚이 남아있는 논은 거의 없고, 먹이가 별로 없으니 새들은 찾아오지 않는다.

 

2~4마리 가족 단위로만 지내는 재두루미가 대규모로 찾아오기도 했던 교하 들판에서 이제 재두루미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겨울이 되면 흔히 보이던 독수리도 먹이가 없으니 잘 나타나지 않는다. 최근 도로를 만들고 개발이 진행되면서 새들은 더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새뿐만이 아니다. 도로에 흙을 부으면서 습지의 면적도 줄어들고 있다.

 

농수로도 재정비해 만들었다. 높이 3m의 콘크리트 장벽으로 만들어진 농수로는 말똥게, 양서류, 등과 습지와 들판을 오가는 동물들의 이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습지의 난개발로 새들과 동물들은 떠나가고 습지는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

 

저자는 사라지는 생명들을 안타까워하며 60여 종의 새들, 봄~가을 농부들의 농사 모습, 강을 건너는 고라니, 가을~겨울 갈대와 버드나무 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한강, 임진강, 디엠지(DMZ)와 만나는 교하습지를 더 많은 사람이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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