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해설사가 되기 위해 3년을 기다렸습니다.”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 출신인 정철진(56) 씨는 34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3년 전 푸르른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100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옹진군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바다해설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정철진 씨는 “3년간 모집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며 “기다림 끝에 올해 바다 해설사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바다해설사는 관광객에게 어촌의 자원과 문화, 생태 등을 해설하는 전문가인데 어촌체험휴양마을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인천에는 중구(포내, 마시안)와 옹진군(이작, 선재, 영암)에 어촌체험휴양마을이 조성됐다.
지난 2010년 처음 도입돼 현재 전국에서 252명의 바다해설사가 활동한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며 “2박 3일 동안 군산의 신시도에서 실습 교육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해양수산부는 바다해설사 교육참여자 30명을 모집해 경쟁률이 5대 1에 달했다.
1차 필기, 2차 실기 시험을 거쳐 정철진 씨를 포함한 25명의 바다해설사가 탄생했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어촌문화, 해설기법, 현장실습 등 100시간이 넘는 교육을 받았다.
‘2022어촌마을 성과확산 대회’가 오는 15~16일 거제에서 열린다. 대회 첫날, 바다해설사 수여식이 진행되는데 바다해설사로서 정 씨가 첫발을 내딛는 자리다.
정 씨는 “옹진의 바다를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며 “추운 겨울에는 갯벌 체험이 어려워 어촌계가 개점휴업 상태다. 대청도, 소청도 등 섬을 방문해 쓰레기 현황을 조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상시 그는 환경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녹색연합 운영위원, 환경운동엽한 회원이자 인천 섬 유산연구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퇴직 후에는 3개월간 바다청소선 경기청정호를 탑승했다.
최근 중국으로부터 밀려오는 해양 쓰레기로 옹진군은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침적쓰레기와 떠다니는 부유쓰레기가 넘쳐 처리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정 씨도 환경에 관심 있는 이들과 연계해 해양 쓰레기를 조사하며 지켜볼 계획이다.
지난 2016년 바다해설사에 대한 근거가 되는 법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아직 바다해설사가 적은 게 현실이다. 옹진군 1호 숲해설가인 정 씨에게는 더 절실히 느껴진다.
그는 “바다해설사의 수는 사실상 부족하다”며 “실제로 활동하는 사람은 더 적다. 숲해설가는 1만 명 넘게 배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설가로서의 면모도 중요하지만, 해양환경 분야와 기후환경 변화에 따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며 “앞으로 바다해설사로서 역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