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세워진 수용소 ‘선감학원’에서 인권 유린을 당한 피해자들이 국가와 경기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선감학원의 피해자 김영배 씨 외 160여 명을 대리해 국가와 경기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소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할 예정이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설립됐다. 이후 1946년 경기도로 관할권이 이관됐고, 1982년 폐쇄될 때까지 부랑아를 격리한다는 명목으로 8~18세 아동·청소년들을 강제 입소시켜 노역·폭행·학대 등 인권을 유린했다.
지난 10월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진실 규명 결정 발표를 통해 선감학원에서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단속을 주도한 정부, 단속주체였던 경찰, 운영한 경기도 등에 인권유린의 총체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며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권고했다.
민변은 “대한민국과 경기도는 선감학원 아동인권 침해 사건에 있어서 수용 과정뿐만 아니라, 시설 내에서의 인권침해에 대한 방조, 사후의 진실 은폐와 책임회피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책임이 있다”라며 “국가권력의 조직적인 불법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민사적 책임을 명징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도는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 결정에 따라 내년부터 피해자 배·보상 지원, 선감학원 옛터 복원, 유해 발굴 등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 경기신문 = 배덕훈 기자 ]